尹·安 단일화...“정권교체 뜻 모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조선일보
“국민통합정부 성공시킬 것, 대선후 즉시 합당”
TV토론→새벽 회동→오전 8시 기자회견… 일사천리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날 새벽 회동이 전격 성사되면서 단일화 합의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은 안 후보가 사퇴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3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사전투표(4일)를 하루 앞두고 막판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두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했다.
두 후보는 공동선언문에서 “저희 두 사람이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고 밝혔다. 국민통합정부의 키워드로 미래·개혁·실용·방역·통합을 제시하며 이념 과잉과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시장 친화적인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정치방역이 아닌 과학방역, 분열이 아닌 통합을 지향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또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이라며 “인수위원회와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 뜻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통합정부의 성공을 위해, 두 사람은 국민들께 겸허하게 약속한다”면서 “저 안철수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에 안 후보에 옆에 서 있던 윤 후보는 “저 윤석열은 안철수 후보의 뜻을 받아 반드시 승리하여 함께 성공적인 국민통합정부를 반드시 만들고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단일화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단일화”라며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바로잡고 그 위에 공정과 상식, 과학기술중심국가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선 뒤 즉시 합당도 추진키로 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을 더 실용적인, 중도적 정당으로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다”며 “그래야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정당이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공동선언 발표를 마무리하며 “단일화가 늦어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늦은 만큼, 쉬지 않고, 끝까지, 확실하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안 후보는 발표 후 ‘단일화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냐’는 취재진 물음에는 “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몸을 던져가며 우리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정권교체에 몸을 바친 사람”이라며 “개인적인 어떤 손해가 나더라도 그 대의를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대선 뒤 입각 여부에 대해선 “어떤 역할이 국민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일인지, 우리나라가 한 단계 앞서 나갈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그간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었던 것과 관련한 물음이 나오자 “안 후보가 그동안 제3지대에서의 소신 있는 정치활동을 지지해준 많은 분의 헌신과 감사에 대해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당을 통해 국민의힘의 가치와 철학이 더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두 후보 간 단일화는 지난달 13일 안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공식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그러나 양측은 합의 접점을 찾는데 난항을 겪었고, 투표 용지 인쇄 하루 전날인 지난달 27일 윤 후보가 “안 후보로부터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야권 단일화가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전날(2일) 밤 마지막 TV 토론 직후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전격 회동을 하면서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된 것이다.
노석조·김경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