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하기 어려운 대학일수록 중요도 높다"
명문대 입시에서 과외활동은 중요하다. 아이비리그 컬럼비아대 캠퍼스. /Columbia University
명문대 입시과정에서 과외활동의 중요성
대부분 탑 사립대는 '홀리스틱 리뷰' 실시
학업성적은 기본, 나만의 '독특함' 담아야
탑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강력한 과외활동을 거의 필수로 여긴다. 높은 GPA와 표준시험 점수와 더불어서 말이다. 엘리트 대학의 지원자 풀은 대부분 지원자가 우수한 학업성적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대학에 강력한 과외활동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갖는다. 그래서 지역의 동물보호소에서 봉사하고, 스포츠팀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클럽의 리더십 역할을 맡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과외활동이 입시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대학에 따라 다르다
과외활동의 가중치는 내가 지원할 대학이 어디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스탠퍼드대 등 합격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탑 대학의 경우 원서의 여러 요소 중 고등학교 성적과 표준시험 점수 등 우수한 학업적 성취는 거의 모든 지원자들가 보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격을 갖춘 지원자 풀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려면 과외활동을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에세이, 추천서, 인터뷰, 대학에 대한 관심 표명 등 다른 요소들도 중요하다.
특정 대학이 과외활동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는 각 대학이 매년 공개하는 커먼 데이터 셋(CDS)을 참고하면 된다. ‘매우 중요하다, 중요하다, 고려는 한다, 고려하지 않는다’ 등 대학의 심사 기준을 참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과외활동의 가중치는 대학의 규모와 수업 크기, 입시 요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규모가 크고 경쟁적인 공립 대학
대부분의 주립 플래그십 대학들, 즉 UCLA, 미시건대, 버지니아대, 노스 캐롤라이나대 등은 매년 수만 개의 원서를 받는다.
이들 대학은 워낙 아카데믹 명성이 높기 때문에 대학이 있는 주에서 만이 아니라 미국 전역 그리고 전 세계에서도 지원자가 몰린다. 이 말은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이런 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으려면 성적과 표준 시험 점수가 좋을 뿐만 아니라 과외활동 참여도가 높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들 대학의 합격생들은 몇 가지의 과외활동을 하면서 최소한 일부 활동에서 리더십 역할까지 해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입시 경쟁이 치열한 공립 대학들보다 과외활동의 가중치가 심지어 더 큰 것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립 대학들이다.
◇경쟁이 치열한 사립 대학
신입생 선발 기준이 까다로운 사립 대학들은 입학 심사에서 종합 평가(holistic review)를 실시한다.
신입생 숫자가 규모 큰 공립 대학처럼 1만 단위가 아니라 2000여명 정도이기 때문이다. 성적 외에도 여러 요소들을 심사에 반영할 수 있는 환경이다. 명문 사립대학들은 과외활동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기본적으로 입시 경쟁이 치열한 사립 대학들은 모두 종합평가로 심사한다고 보면 된다.
종합평가의 목적은 지원자를 하나의 사람으로서 전체적으로 심사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단순히 이것만이 목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우수한 자격을 갖춘 대부분의 지원자 풀 가운데서도 신입생을 선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원자들의 학업 성적이 다 우수하다 보니 차별화할 만한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과외활동과 에세이 등 ‘소프트’ 심사 기준에 대해 가중치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이들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공립 대학들과 달리 과외활동이 지극히 잘 개발돼야 한다. 학업적인 능력 뿐만 아니라 열정, 리더십, 헌신 같은 성품의 특징을 대학에 증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들 대학에서 과외활동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잠재적 전공에 대한 관심이나 재능을 증명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련 과목에서 얼마나 강력한 성적과 표준시험 점수를 받는지 여부에 따라 재능이 어느 정도 드러나기는 하지만, 과외활동은 예를 들어 랩 리서치 등을 통해 지원자의 실용적인 스킬마저 보여줄 수 있다.
◇지원자에 따라 다르다
과외활동의 가중치는 대학만이 아니라 지원자의 프로파일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어떤 학생들은 입학원서에서 성적보다 과외활동이 더욱 돋보인다. 반면 어떤 학생들은 원서의 중심을 아카데믹이 차지한다. 원서에서 과외활동이 눈길을 사로잡는 때는 남들이 거의 하지 않는 독보적인 활동을 꾸준히 심도 있게 했다거나, 평범한 사람들은 이루기 어려울 만큼 돋보이는 성과를 낸 경우다.
예를 들어 제인 구달 박사처럼 침팬지 연구를 수년간 하면서 리서치 논문을 발표했거나, 동계 올림픽이나 세계 챔피언십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거나, 피아노 연주로 내셔널 또는 인터내셔널 콩쿨에서 우승한 경우 등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만약 내가 지원할 대학이 입시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은 곳이라면, 과외활동이 당락을 가를 만큼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수한 학업 기록 만으로도 대학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능력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에 과외활동이 필수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