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호프, 큰 폭 구조조정… "전략적 조직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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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호프, 큰 폭 구조조정… "전략적 조직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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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김 뱅크오브호프 행장이 23일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주진희 기자


전체직원 13% 감원·지점 9곳 폐쇄 

"서비스 간소화·직원 전문성 초점"

한인 은행계 "경영 적신호" 시각도 

3분기 순익감소, 예금·대출은 개선 



미주 최대 한인은행인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이하 BOH)가 전체 직원의 13%를 해고하고 9개 지점을 폐쇄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이는 은행 출범 이후 전례 없는 감원 규모로 수익성 방어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BOH는 이번 감원이 고객서비스 강화 및 직원 전문성 향상에 초점을 둔 '전략적 조직개편(Built for Success)'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인 은행가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분기실적 연속 약세가 지속됨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케빈 김 BOH 행장은 23일 LA한인타운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성장과 수익성 측면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성공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과감히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 현재 은행업계의 숙제이자 현실"이라고 구조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조직이 전문화되고 일원화되기 때문에 인력이 중복될 수밖에 없어 해고 수순을 밟게 됐다"며 "지점 폐쇄조치는 지역 규모가 너무 작아 실효성이 없거나 근접한 위치에 있는 영업점과 통합시키기 위한 2가지 이유 때문에 취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고 인원은 전체 직원의 13% 수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BOH의 정규직원은 1460명으로, 해고 인원은 약 19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BOH는 이들에게 내부 해고 원칙에 따른 보상 패키지를 제공할 방침이다. 


BOH는 올해 초에도 경기 부진을 이유로 80명(5%)을 해고한데 이어 6개월만에 대규모 감원을 결정, 은행 안팎에서는 경영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 행장은 "3분기 순이자 마진(NIM)은 13베이시스포인트(bp) 확대됐고, 순이자 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4% 증가했다"며 "이번 조직 개편은 '비상 경영에 따른 비용 절감'이 목적이 아닌 '전략적 조직개편을 통한 성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BOH는 과거 지역별로 나눠져 있던 영업조직을 사업부문 상품 중심으로 나눠 4개의 비즈니스 그룹을 신설했다. 모든 소매금융 네트워크를 감독하고 전국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리테일 뱅킹그룹(Retail), 비즈니스 뱅킹 관련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커머셜 뱅킹그룹(Commercial), 특화 산업 및 기업예금 기회의 확장을 담당하는 기업 및 기관 뱅킹(Corporate&Institutional), 수익 증대를 가속화하기 위한 비즈니스그룹(Fee-based business)등 이다. 


김 행장은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즈니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조직구조가 간소화되고 능률 구조로 바뀌면서 직원들 또한 전문성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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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대형 은행들에 이어 BOH에도 감원바람이 불면서 한인 은행권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경영이 힘든 상황이기에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까지 경제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타 한인은행도 해고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BOH 지주사 호프뱅콥은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순이익은 3004만9000달러(주당 0.25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5374만8000달러·주당 0.45달러) 대비 44.09% 감소한 것이고 직전분기(3802만2000달러·주당 0.32달러)와 비교해도 20.96% 줄어든 수치이다. 예금과 대출 등 주요 부문은 소폭 개선됐다. 예금고는 157억3986만달러로 직전분기(156억1935만 달러) 대비 0.8% 증가했다. 전년 동기(155억221만 달러)와 비교했을 땐 1.53% 증가했다. 총대출은 143억619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64% 줄었다. 다만, 수익성과 직결되는 총자산은 200억7636만 달러로 직전분기(203억6614만 달러) 대비 1.42% 줄었다. 호프뱅콥 이사회는 이날 주당 0.14달러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대상은 내달 2일을 기준으로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이며 배당금은 다음달 16일 지급될 예정이다. 


주진희 기자 jj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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