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의 '묻지마 총격'으로 숨진 권이나(왼쪽)씨와 목숨을 건진 남편 권성현씨.

시애틀 한인 임신부 피살사건

30세 용의자 곧 살인혐의 기소

피해자 지인 "시애틀 떠나겠다"

한인 가족의 행복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지난 13일 시애틀 벨타운 지역에서 한 남성의 ‘묻지마’ 총격을 받고 숨진 한인 임신부 권이나(34·본보 15일자 A1면)씨의 죽음에 애도물결이 일고 있다.

권씨가 남편 권성현(37)씨와 함께 운영해온 일식당을 자주 찾았다는 마이클 호일은 “이나는 주변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천사같은 사람이었다”며 “정부 당국자들이 치안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이런 비극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시애틀 주민은 “사람이 많이 모이고 교통량이 많은 동네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더 이상 시애틀에 살기 싫다. 곧 타주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를 살해한 용의자는 코델 구스비(30)로, 그는 사건현장 주변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권씨는 머리 등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으며 임신 8개월째였다. 병원 의료진은 뱃속의 태아를 꺼냈으나 결국 사망했다. 구스비가 범행에 사용한 무기는 9mm권총으로, 경찰은 이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구스비는 곧 2건의 1급살인, 중폭행, 불법 총기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한편, 시애틀 한인사회는 생존한 남편 성현씨와 아들 서준(2)군을 돕기위해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진희 기자 jj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