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육아비용 ‘이젠 렌트비와 맞먹는다’
자녀 1명당 연 최고 1만6천달러
매년 가파른 상승, 한인도 몸살
#가든 그로브에 거주하며 LA로 출퇴근하는 김영란(42)씨는 매달 1800달러를 아들의 데이케어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김씨가 매달 내는 아파트 렌트비 2300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한 달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김씨는 “육아비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렌트비를 합치면, 생활이 너무 빠듯하다”며 “기본적인 생활비 외에도 다른 지출을 고려하면 나머지 금액으로는 거의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인 등 전국의 많은 가정들이 갈수록 치솟고 있는 육아 비용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김씨 처럼 아파트 렌트비와 맞먹는다는 가정들도 적지 않다.
연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내셔널데이터베이스 차일드케어 프라이스(NDCP) 자료에 따르면, 가구들은 자녀 한 명당 하루 종일 돌봄 서비스에 평균 6552달러에서 1만5600달러까지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해 육아 서비스를 지원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케어닷컴(Care.com)의 설문조사에서는 캘리포니아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육아 비용을 자랑하는 상위 5개 주 중 하나로 꼽혔다. 해당 조사에서는 2000명의 14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지난 해 캘리포니아는 육아 비용이 가장 비싼 주 중 세 가지 항목에서 상위 순위를 기록했다.
보모와 베이비시터, 차일드케어 서비스에서 각각 세 번째, 두 번째, 다섯 번째 순위를 기록했는데 평균적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보모에게 주당 890달러, 베이비시터에게 197달러, 차일드케어 서비스에 304달러를 지불했다.
이처럼 육아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부모들은 어린 자녀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다른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부모들은 육아와 직장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사회 전반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며 3세와 6세 두 자녀를 키우는 노혜란(38)씨는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 육아 지원을 강화해 줬으면 좋겠다”며, “육아비 부담이 너무 커서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동부 여성국 그리첸 리빙스턴 정량적 연구 책임자는 “육아비용이 많은 가구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자녀를 데이케어에 보내기 위해 두 번째 렌트비를 내는 셈이다”고 전했다.
미 노동부는 전국 6300만 명의 부모 중 약 1300만 명이 육아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추산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육아 비용이 10% 증가할 때 여성의 고용률은 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미정 기자 la@chosunl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