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증명 첫날… '혼돈의 한인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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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증명 첫날… '혼돈의 한인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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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윌셔가의 북창동순두부 식당을 찾은 고객들이 입장하기 전 김경희 매니저에게 백신접종 증명서를 보여주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우미정 기자 



LA시 실내 공공장소 백신접종 의무화 시행


많은 한인들, 의무 규정 몰라 입구에서 우왕좌왕

휴대폰으로 남의 증명서 사진 찍어 보여주기도

경비원과 백신카드 없는 고객 간 언쟁도 발생



LA시내 대부분의 실내 공공장소 방문자 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 의무화 규정이 시행에 들어간 8일 한인업소 및 고객들은 한마디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많은 업소들은 방문자의 신분증과 백신접종 카드를 꼼꼼히 대조하는 규정을 따르지 않는 '눈가리고 아웅' 식 검사만 실시해 씁쓸함을 자아내게 했다.


이날 오전 11시40분께. 9가와 웨스턴 애비뉴에 있는 코리아타운 플라자 쇼핑센터. 

휴대폰에 저장한 디지털 백신 접종카드를 찾느라 입장하지 못하고 입구 앞에서 서성대는 한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미처 백신 접종카드를 준비하지 못해 물건을 사러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코리아타운 플라자는 원활한 백신 접종 확인을 위해 입구 6곳 중 3곳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입구 통제부터 복잡한 동선 때문에 일부 고객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엘리베이터 주변을 빙빙 도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세리토스에서 왔다는 정은자(72)씨는 “8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쇼핑센터에 입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뉴스를 접하지 못한 사람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방문객들의 백신접종 여부를 일일히 확인하느라 진땀을 흘린 한인 경비원은 “권한이 있다면 모든 고객의 출입을 허용하고 싶지만, 백신 접종카드를 제시해야 출입이 가능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 경비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에만 방문객의 20%가 백신접종을 증명하지 못해 발길을 돌려야 했고, 입장하지 못해 기분이 상한 몇몇 고객과는 가벼운 언쟁도 벌였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푸드코트에 있는 한식당 '감자바위' 사장은 “건물 입구에서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백신접종 증명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푸드코트에서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부담은 없었지만, 평소 때보다 고객이 줄어든 것 같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푸드코트에 식사하러 온 한 한인학생(18)은 “백신접종 증명 의무화 첫날이라 백신카드를 보여주긴 했지만, 언제까지 증명서를 제시해야 하는지 생각하면 피곤하다”고 말했다. 


백신접종 카드를 지참하지 않은 한인들 중 일부는 업소가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해 신분증과 백신접종 증명서를 대조하지 않는 '허점'을 틈타 휴대폰으로 다른 사람의 접종카드 사진을 찍은 후 업소 관계자에게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가는 웃지못할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윌셔 불러바드와 킹슬리 애비뉴에 있는 '북창동순두부(TOFU HOUSE)'는 입구에서 약 2미터 떨어진 장소에 한글로 된 백신접종 증명 의무화 안내문을 설치해 고객들이 입장하기 전 증명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경희 매니저는 “손님에게 테이블을 배정하기 전에 백신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며 "손님들이 입구에서 대기하는 시간에 백신접종 카드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이어 “첫날 백신접종 증명카드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고객들의 입장을 거부하진 않았다”며 "규정을 위반하는 업소에 대한 관계당국의 단속이 이달 말부터 실시되는 만큼, 손님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윌셔 불러바드와 웨스턴 애비뉴에 있는 마당몰 내 한식당 '정육점'의 안수현(45) 매니저는 “아직까지 백신 접종 증명 의무화에 대해 모르는 손님이 많다”며 같은 일행 중 일부가 백신접종 증명서가 없을 경우 무척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안 매니저는 이어 “백신접종 카드 제시 요구에 언짢아하는 고객도 더러 있어 3주 계도기간이 종료된 후 일부 고객과 불가피한 언쟁도 있을 것”이라며 “백신접종 증명 의무화 규정을 최대한 알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29일부터 업소가 방문객의 백신접종 증명 의무화 규정을 준수하지 않다가 시정부 단속에 걸리면 첫 적발시 경고, 두번째 적발시 벌금 1000달러, 이후 최대 5000달러의 벌금을 물 수 있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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