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하고 범죄율은 껑충…지하철 무서워 타겠나
지난 16일 LA다운타운 7가-메트로센터 역 선로에 탈선한 열차가 멈춰서 있다. /KNBC
다운타운 7가역 탈선
수시간 동안 운행 멈춰
개찰구 스캔 정책 중단
유니언역 범죄 116%나
최근 LA 메트로 지하철에서 발생한 탈선 사고와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지하철 내 범죄로 인해 승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다운타운 7가와 메트로센터 역에서는 A라인 북행 열차가 터널 구간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승객 전원은 무사히 대피했고,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해당 사고로 인해 A라인과 E라인 일부 구간의 지하철 운행이 수 시간 동안 중단되며 큰 혼란이 빚어졌다.
다행히 승객들이 무사히 대피해 인명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승객들의 불안함은 여전하다. 한 승객은 "컴컴한 지하에서 열차가 탈선돼 너무 무서웠다"며 "메트로가 사고재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최근 LA메트로지하철의 개찰구 스캔 정책인 탭-투-엑싯(Tap-to-Exit)’ 마저 중단된 이후 범죄 발생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유니언 스테이션과 노스 할리우드 스테이션에서는 범죄 건수가 크게 증가하며, 승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해당 정책은 무임승차를 방지하고 이용객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LA메트로 당국이 지난 해부터 시범 도입해 운영해 왔다. 승객이 하차할 때도 탭(Tap) 카드를 스캔도록 함으로써 운임 준수 여부를 보다 철저히 관리하고 역 내 체류 인원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LA 소방국은 화재와 같은 비상 상황 발생 시, 하차 지연이 생길 수 있다는 안전 우려를 제기했고 이에 따라 메트로는 최근 해당 정책의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탭 카드 인식 절차가 하차 동선을 지연시켜 대피 시간 확보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해당 정책이 중단된 이후, 유니언 스테이션에서는 전년 대비 116%, 노스 할리우드 스테이션에서는 67%의 범죄 증가율이 기록되는 등 LA 메트로 주요 역에서 범죄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민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범죄 증가 추세는 일상적인 대중교통 이용의 안전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교통 접근성에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노약자·장애인 등 교통 약자층에게는 대중교통 이용 자체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승객은 “기차역에서 수상한 사람을 보면 불안해서 자리를 피하고 싶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승객은 “야간 시간대 열차 내에서 이상한 행동을 목격한 적이 있다”며, "안전 문제로 인해 대체로 이른 아침 시간에만 메트로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A메트로 당국은 범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안전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보안 인력 확대, CCTV 등 감시 시스템 강화, 범죄 다발 구간에 대한 집중 순찰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