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2기 국정의제 핵심법안 서명
지난 4일 백악관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서명한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들어보이고 있다. /AP
'크고 아름다운 법안' 발효
기업 감세혜택 영구화
저소득층 복지는 삭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집권 2기 국정과제 실현의 핵심내용이 담긴 '크고 아름다운 법안(BBA)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총 4조5000억달러 규모의 감세조치와 함께 저소득층 메디케이드 및 푸드스탬프(SNAP) 지원 삭감, 불법이민자 단속 강화, 국방예산 증액 등이 포함돼 있다. 법안은 지난 5월22일 연방 하원을 통과했으며, 상원에서 지난 1일 수정안이 가결 처리된 뒤 지난 3일 하원에서 재의결됐다. 법안 주요내용을 살펴본다.
◇고소득층에 감세, 저소득층엔 부담 증가
의회예산국(CBO) 분석에 따르면 이번 법안은 고소득층에게 연평균 약 1만2000달러의 세금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저소득층은 평균 1600달러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메디케이드 축소와 푸드스탬프(SNAP) 삭감에 따른 것이다.
기업들은 장비 및 연구개발(R&D) 비용 전액을 즉시 세금공제 받을 수 있게 돼 큰 혜택을 보게 된다.
또한 21%의 연방법인세가 영구화된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전기차·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인센티브는 대부분 폐지되며, 기존에 제공되던 전기차 세액공제(신차 7500달러, 중고차 4000달러)는 오는 9월 30일 조기 종료된다.
연소득 7만5000달러 이하인 65세 이상 시니어는 연 6000달러의 추가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자녀세액공제(CTC)는 2000달러에서 2200달러로 소폭 인상된다. 주·지방세 공제(SALT) 상한선은 기존 대비 4배인 4만달러로 상향돼 가주 등 고세율 지역 거주자에게는 혜택이 될 수 있다.
◇불체자 단속 강화·국경 장벽 확충
법안에는 국경안보 및 국방 예산으로 총 3750억달러가 배정됐다. 이 가운데 10만개 불체자 구금 침상 확보, ICE 요원 1만명 신규 채용, 국경 장벽 확충 등이 포함돼 있다.
ICE는 신규 채용 인력에 서명 보너스로 1만달러를 제공하며, 이민자들은 망명 신청 등 과정에서 인상된 수수료를 부담하게 된다. 국방부에는 미사일 방어 체계 강화를 위해 ‘골든 돔(Golden Dome)’이라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 예산 250억달러가 배정됐다. 이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을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 예산 대폭 삭감… 수백만명 보험 상실 우려
법안은 저소득층 대상 복지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와 SNAP 예산을 대폭 축소한다. 이에 따라 수혜자들은 매달 최소 80시간의 근로 의무를 충족해야 하며, 메디케이드는 진료 시 35달러의 본인 부담금이 신설된다.
현재 메디케이드는 약 7100만명, SNAP은 약 4000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CBO는 이번 개정으로 인해 2034년까지 1180만명이 의료보험을 잃고, 300만 명이 식품지원 자격을 상실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