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보조 필요하면 ED보다 RD가 나은 선택"
대학입시 시즌이 다가오면서 많은 학생들은 ED 옵션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버드대 캠퍼스. /AP
ED 지원시 꼭 고려해야 할 사항들
구속력 있는 ED보다 여러 대학 조건 비교 가능한 EA, RD가 안전
ED 지원 후 재정보조 충분히 안나오면 계약 파기 가능한지 확인
대학입시 시즌이 코앞에 닥치면서 많은 라이징 시니어들은 대학지원 방식 중 하나인 조기전형을 고민하고 있다. 얼리 디시전(ED)과 얼리 액션(EA) 등 조기전형의 마감일은 대부분 11월 1일 또는 11월 15일로 입시 전문가들은 "무작정 지원하기보다 철저한 사전 조사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
◇구속력 있는 ED vs 자유로운 EA, 명확한 구분 필수
조기전형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프로그램의 성격과 규칙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ED 프로그램은 구속력이 있어 한 개의 대학에만 ED로 원서를 제출할 수 있으며, 합격할 경우 반드시 그 대학에 등록해야 한다. 반면 EA 프로그램은 구속력이 없어 합격 후에도 다른 대학과 여러 조건을 비교 검토할 수 있다.
EA 프로그램 중에서도 싱글 초이스 얼리 액션(SCEA)이나 제한적 얼리 액션(REA)의 경우 한 개의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다. 또한 ED2 프로그램은 ED1보다 마감일이 늦지만 여전히 구속력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한 입시 컨설턴트는 "ED1에서 합격보류(defer) 통보를 받은 후 ED2 대학에 지원해 합격한다면 ED1 대학에 나중에 합격하더라도 ED2 대학에 등록해야 한다"며 "다양한 상황의 조합을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재정보조 고려 없는 ED 지원은 '위험한 도박'
재정보조에 크게 의존해야 하는 가정의 경우 조기전형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조기에 지원하면 여러 대학들의 재정보조 액수를 비교하고 협상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구속력 있는 ED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합격했지만 충분한 재정보조를 받지 못할 경우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 ED 대학에 등록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대학을 설득해서 ED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가능한 그런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 입시전문가는 "재정보조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ED로 지원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재정상황이 어려운 경우 정시지원(RD)을 해서 모든 옵션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학들이 자체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NPC(Net Price Calculator)를 활용해 실제로 내가 대학에 내야 할 액수를 반드시 계산해보는 것도 필수다.
◇대학의 최신동향 파악이 전략의 핵심
원서를 제출하기 전에 해당 대학에 최근 일어난 변화가 있는지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
수백년 동안 존재해온 대학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정책을 채택하거나 캠퍼스 시설을 변경하고, 교수진이 변동되기도 한다.
대학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수험생의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함께 연구하고 싶었던 교수가 대학을 떠날 예정이라면 이 대학이 첫 번째 선택이라는 확신이 흔들릴 수 있다. 반면 대학이 학부 인턴십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큰 기부금을 받았다면, 조기지원 결정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
한 입시 전문가는 "ED 또는 EA 대학의 주요 변화에 대해 최신 정보를 얻는다면 향후 입시 인터뷰에서도 도움이 된다"며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를 던지고, 업데이트된 캠퍼스 소식을 통해 대학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기전형으로 지원할 대학을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직접 방문하면 캠퍼스의 일상 생활과 환경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훨씬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구속력 있는 ED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경우라면 방문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대학들이 버추얼 투어나 온라인 정보 세션을 제공하고 있어 직접 가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캠퍼스에 대해 더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많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ED로 지원하고 싶어하는 대학에 직접 가보니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며 "미리 방문해보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뻔했다"고 말했다.
◇전문가 "확신이 설 때만 ED 지원하라"
입시 전문가들은 조기전형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신'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ED의 경우 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그 대학이 정말 자신이 가장 가고 싶은 대학인지 확신이 설 때만 지원해야 한다. 한 입시 컨설턴트는 "조기전형은 단순히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 4년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라며 "충분한 조사와 신중한 판단 없이는 절대 지원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많은 수험생들이 조급해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성급한 결정보다는 철저한 준비가 성공적인 대학 입시의 열쇠"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