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하버드대 가나요"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성엽씨가 재학생을 인터뷰하고 있다. /박성엽씨 제공
재학생 박성엽씨 교정 다니며 .
학생들 인터뷰한 영상 올리자
한국 등 전세계서 반응 폭발적
“짧은 형식의 인터뷰와 대학 입시에 대한 조언 그리고 하버드대 브랜드 파워까지 더해 완벽한 공식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성공했다.”
하버드대 학생 신문인 하버드크림슨은 한국인 학생 박성엽씨(하버드대교육대학원 2학년) 인터뷰 기사에서 그를 이렇게 소개했다. 박씨는 교정을 돌아다니며 학생 인터뷰를 한 뒤 짧은 동영상으로 편집해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하버드대학생 뿐만 아니라 자녀를 하버드대에 보내고 싶어 하는 전 세계 부모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 9월 첫 동영상을 올린 뒤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8만3000명으로 늘었다. 박씨는 29일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본지에 “하버드대생들의 진솔한 모습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생각에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고교 때 유학을 와 코넬대에서 영양학 학사 학위를 받은 박씨는 청해부대 소속 해군 장교로 복무한 뒤하버드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는 “하버드대생들이 고민하고 도전하고 실패를 겪어온 인간적인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하버드대 학생이 되는 것을 ‘선망의 대상’이 아닌 ‘도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로 바꾸고 싶었다”고 했다.
같은 학교 학생이지만 혼자 교정에 나가 다른 학생들을 촬영하는 일은 처음엔 어색했다. 좋은 장비를 갖추면 학생들이 쉽게 마음을 열 것 같다는 생각에 비싼 카메라를 사서 캠퍼스에 나갔지만 모두가 대답하기를 꺼렸다. 다음날부터는 스마트폰과 20달러짜리 미니 마이크 하나 들고 다시 시작했고, 10명 중 3명의 학생이 그의 카메라 앞에 섰다.
박씨는 인터뷰에서 하버드대 학생들에게 “당신의 고등학교 GPA와 SAT 점수는 어떻게 되나”라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을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하버드대와 같은 좋은 학교에 오고 싶은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와 같은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 내려 한다. 그가 본 하버드대생은 ‘자신만의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었다.
박씨의 영상이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오히려 자기가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먼저 연락을 하는 하버드대생도 생겼다. 또 ‘어떻게 하면 하버드대에 갈 수 있나요’ ‘SAT 공부법 추천해주세요’와 같은 메시지를 하루에도 열 통 이상받는다. 특히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영어권 국가와 동남아시아 쪽 학부들이 입시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그에게하버드대 입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해줄 비법을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 학생들은 ‘정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하버드대생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 자체를 자신의 성장 스토리로 만들어버립니다. 저는 이런 점이 이들을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고생각합니다.”
뉴욕=윤주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