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30분 걷기보다 스쿼트 10번이 당뇨에 더 좋다
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운동은 당뇨병 환자에게 약만큼 중요한 ‘처방’이다. 식단조절과 약물치료만으로는 혈당조절에 한계가 있으며, 꾸준한 신체활동이 병행되어야만 당뇨관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운동이라고 해서 무조건 오래하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짧고 집중적인 근력운동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저장대학교 연구팀은 운동방식에 따른 혈당조절 효과를 비교한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1) 8.5시간 연속 착석(아무 운동도 하지 않음), (2) 30분간 1회 걷기, (3) 45분마다 3분 걷기, (4) 45분마다 스쿼트 10회 등 네 그룹으로 나뉘어 일과 중의 활동 방식에 따라 혈당 수치를 비교하였다.
놀랍게도, ‘45분마다 3분 걷기’와 ‘스쿼트 10회’ 그룹은 앉아만 있던 그룹에 비해 혈당수치가 평균 21% 낮았다. 특히 이들은 30분 동안 연속으로 걷는 그룹보다도 혈당감소 효과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단순히 운동시간의 길이보다, 운동의 ‘빈도’와 ‘질’이 혈당조절에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특히, 스쿼트처럼 짧고 집중적인 근력운동이 짧은 시간 안에 인체대사에 강력한 자극을 주며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운동 후 생성되는 젖산은 포도당이 근육세포로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글루트4(GLUT4) 수송체를 활성화시키며, 이 과정이 혈당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젖산은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단위 근육당 에너지 소모가 많을수록 더 많이 생성되며, 스쿼트는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전신 근력운동이다.
주치의로서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많은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 근육이 약하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은 우리 몸 전체 근육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며, 체내에서 가장 많은 포도당을 소모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허벅지 둘레가 길수록 당뇨병 위험이 낮았다는 결과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하체근육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 스쿼트만큼 간단하고 효과적인 운동은 없다.
미국당뇨병학회(ADA) 또한 당뇨병 관리에 있어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한 순환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유산소운동은 체지방률을 줄여주고, 근력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며 근육량을 늘려준다. 스쿼트는 이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갖춘 운동이다. 운동 초보자도 맨몸으로 시작해 10회 3세트를 소화할 수 있으며, 점점 익숙해지면 아령 등의 도구를 추가해 강도를 높이면 된다. 운동 사이에는 가벼운 무게일 경우 3~5분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스쿼트는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특별한 장비 없이 집에서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의자 앞에 서서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만으로도 기본자세를 익힐 수 있고, 익숙해지면 깊이를 더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점진적으로 운동강도를 높일 수 있다. 일상 속 잠깐의 시간, 단 10회의 스쿼트만으로도 건강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성비 최고의 운동’이 아닐까. 이제는 ‘얼마나 오래’보다 ‘얼마나 자주, 효과적으로’ 움직이느냐가 건강을 좌우하는 시대다.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루 몇 번의 스쿼트가 새로운 삶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문의 (213) 909-9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