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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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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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대표)

 

   사도행전 선교 역사과 초대 교회의 선교에 등장하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God fearer)들’이다. 우리에게 탁월하고 신실한 군인으로 알려진 백부장 고넬료나 빌립보 교회를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운 여성 기업인 루디아가 그런 사람이다. 그들은 이방인이었으나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하나님을 섬겼고 복음이 확장될 때 큰 쓰임을 받았다.

   그들은 유대인이 되는 개종 절차(할례)를 거치지 않아서 이방인이었지만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는 유대인과 차이가 없었다. 유대인 회당 예배에 참석하여 신앙생활을 했다. 그들이 사도바울의 변화와 기독교의 확장을 보며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들이 기독교 세계화(세계 선교)에 큰 역할을 했다는 건 선교 신학, 신약신학 그리고 역사 신학계에서 모두 인정하는 사항이다.

   그들이 유대 신앙 전통을 가진 유대인 그리스도인과 그레코로만 문화권 사람들 사이에서 촉매 역할을 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그들은 당시 세계 선교를 위해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그리고 인종적으로 준비된 사람들이었다. 바울이 방문해서 복음을 전했던 이스라엘 밖의 현장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13:26, 16:14, 18:7).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남북조 유다와 이스라엘은 아수르와 바벨론에 멸망했고 백성들은 포로로 잡혀갔다. 포로가 된 유대인들은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믿음을 지켰다. 포로들이 믿음을 지키며 하나님을 섬기는 모습을 본 아수르와 바벨론 사람들이 하나님을 섬기게 되었다. 그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다.

   1세기 선교 현장에서 큰 역할을 했던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고된 포로 생활의 결과다. 그 시절 포로 생활의 고달픔을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고단한 세월을 보내며 이방인들 가운데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세웠다. 그 어렵고 고단한 포로 생활을 생각하면 눈물겹지만, 그 고통 가운데서도 믿음의 본을 보인 유대인 포로들의 품격이 아름답다.

   안중근 의사는 대한제국의 장군(육군 중장)이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은 대한제국 군인의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끝까지 장군의 품위를 잃지 않았고 감옥에서 그를 지키던 일본 헌병이 감동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품격 있는 유대인 포로를 부러워하다가 문득 생각해 낸 사람이 안중근 의사다. 그러나 안중근의 품격은 일본군에게 절하며 항복한 둘째 아들 안준생의 친일행각 때문에 빛을 잃었다.

   이 시대 그리스도인으로 믿음의 향기를 발하며 신앙인의 품격을 지키고 있는가를 자문한다. 포로가 되어도 믿음의 향기를 발하며 신앙의 품격을 보여준 유대인 포로들 같은 영적 영향력이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신앙인은 굶어 죽더라도 신앙인이어야 하고, 포로가 되어도 신앙인의 품격을 보여야 하는데...

   얼마 전 LA 코리아타운에서 조찬기도회를 가졌다. LA에서 기독교 기관이 아닌 기관에서 주최하는 조찬 기도회는 처음이라는 축사를 듣고 울컥했다. 연약한 신앙인들의 작은 몸부림으로 드린 기도회다. 우리의 작은 기도 까닭에 이곳에서도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를 기도해 본다. 신앙인의 품격과 신앙인의 향기를 느끼기 어려운 시대에 이런 신앙인의 몸부림이 많아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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