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탄 산불 통제 불능… ‘LA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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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탄 산불 통제 불능… ‘LA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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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알타디나 지역의 도심이 불길에 휩싸인 채 잿더미로 변했다. /AP



팰리세이즈 등 동시다발에 속수무책 

5명 사망, 8만여명 대피 '피해 눈덩이' 

대부분 진화율 ‘0’…타운까지 연기 자욱

한인들도 발동동…한인회 물품기부 캠페인  


 

최고 시속 100마일의 살인적 강풍을 타고 LA카운티 곳곳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대형 산불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 확산되면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주택 등 시설물 1000여채가 전소되고, 주민 8만명이 대피하는 등 산불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대형 산불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1분당 축구장 다섯 개 면적을 집어삼킬 정도로 빠르게 세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강풍과 더딘 진화 작업으로 인해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LA 북쪽 퍼시픽팰리세이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고 시속 100마일의 강풍과 합류하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퍼시픽팰리세이즈 외에 이날 밤 이튼과 허스트, 우들리에서도 각각 산불이 발화하면서 LA 일원에는 순식간에 4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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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소방국에 따르면 특히 이튼 산불로 인해 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임야 등 1만600에이커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날 밤 어둠과 강풍 여파로 진화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가운데 LA카운티 전역에 걸쳐 8만 명 이상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1000개 이상의 건물이 산불로 파괴됐다. 


특히 소방당국은 산불이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대피령 발령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인 밀집 지역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저녁 이튼 산불이 발생하자마자 알타디나 지역에 대피령이 발령된 이후 패서디나와 아케디아에도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8일 새벽에는 글렌데일, 라카냐다 플린트리지, 몬로비아까지 확대 발령됐다.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한인들도 위험지역을 빠져나가거나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라카냐다에 거주하는하모(67)씨는 “7일 저녁부터 강풍으로 인해 집의 인터넷이 불통돼 한인타운의 사무실로 복귀했다”며 “가족도 8일 새벽 4시 대피령 텍스트를 받고 현금과 여권 등을 챙긴 채 황급히 집을 빠져 나왔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또 다른 한인은 “앞으로 화재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면 주택보험료가 50% 정도는 뛸 것 같다”며 “산불도 걱정이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택보험료가 또 오를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산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심각해지고 있지만 인력 부족과 강풍, 건조한 날씨 등으로 인해 8일 오전 기준 대부분 산불의 진화율은 0%를 기록하고 있다. LA카운티 소방당국은 "1∼2건의 대형 산불에는 대비가 돼 있었지만 4건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진화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LA카운티의 글렌데일, 라카냐다, 패사디나, 사우스 패사디나, 샌타모니카 말리부 통합교육구 등 18개 교육구들도 8일 하루 휴교령을 내렸으며 LA통합교육구의 일부 학교들도 이날 하루 문을 닫았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8일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LA 방문 중 이날 뉴섬 지사와 통화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진화에 필요한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제공했다"며 "행정부는 대응 지원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LA카운티가 최악의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연기와 잿더미, 먼지 등이 바람을 타고 확산되면서 대기 질도 위험 수준에 다다랐다. 8일 하루 종일 LA 한인타운에서도 산불로 인한 먼지와 연기가 뒤덮이면서 하늘까지 자욱했다. 당국은 산불이 계속해서 확산되면서 대기 질도 악화될 것이라며 집안의 창문과 문을 완전히 닫고, 가급적 외출을 삼갈 것을 조언했다.



한편 LA한인회(회장 로버트 안)는 산불로 인해 임시 대피소 등에서 지내야 하는 주민들을 위해 마스크와 이불 등 구호물품 기부 캠페인을 오는 10일까지 진행한다. 기부한 물품은 ‘굿윌(Good Will)’을 통해 임시 대피소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한인회 측은 “이미 확보한 N95 마스크 600개를 전달할 계획”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기간 사용하지 않은 마스크가 있다면 꼭 기부해달라”고 말했다.

LA 한인회 981 S. Western Ave. LA 

문의 (213)999-4932, (323)732-0700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관계기사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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