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한국인의 정서 ‘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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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와 인생] 한국인의 정서 ‘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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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

팝 피아니스트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옛날을 회상하며 되돌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신년벽두부터 무슨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냐고 하겠지만 그때가 사실 그리워질 때도 있다. 필자는 경기도 수원의 영통리 라는 곳에서 태어났는데 지금은 영통단지라 해서 빌딩숲을 이룬 별천지가 돼버렸다.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 셈이다. KTX 고속철도에 이어 이제는 2-30분이면 부산까지 가는 열차를 개발 중이라는데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내 기억으로 기차를 타고 가다가 힘이 없어 못 가, 어른들과 남학생들이 전부 내려서 기차를 밀고 탄 적도 많았기 때문이다. 덕굴고개라는 긴 언덕인데 수원과 여주를 오가는 수여선으로 항상 내려서 밀고 뛰어 올라타고 가고는 했는데 지금은 왜 그리 그리운 건지 모르겠다. 기차가 떠나고 난 후의 울타리도 없는 시골 정거장,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금테 모자에 사이다 병 밑바닥 같은 두꺼운 안경을 쓰고 주전부리 삼아 쌀 한줌 입에 털어 넣고 우물대던 늙은 역장님. 멀리 기적을 울리며 떠나가며 철거덕거리던 소리는 우리 한국인들의 향수 속에 남아 있다. 기차가 떠나면 영영 가버리는 것도 아니고 또 만남이 있는데 꼭 마지막으로 눈물이 나는 우리의 정서떠나면 오고 오면 또 가고 만나면 갈리는 것이 인간의 철칙이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필자는 입대할 때 인천에서 열차 편으로 논산까지 갔다. 너나 할 것 없이 창가를 따라가며 우는데 슬픔을 더 하려는지 이때 열차가 아주 천천히 출발하면서도 기적 소리는 또 왜 그리 길게 울려 주는지군대로 간다는 정서에 덧붙여 왠지 모를 마지막이라는 방정맞은 생각까지 앞서서 그런지 더욱 서글펐다. 그러고 보면 친한 사람 혹은 가족들과 금방 점심을 먹고도 헤어진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우리 한인들만 갖는 정서인 ’()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정 많은 우리 한인들이 똘똘 뭉쳐서 한인사회가 무궁한 발전이 되기를 기대하게 되는 새 해 첫 날 아침이다. (전 수원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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