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축시] 내일이 스민다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신년 축시] 내일이 스민다

웹마스터

김준철 시인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


무어라

부를 수도 없는 불확실한 이름의 불투명한 날들이

흐른다


흐른다는 것은

지나가는 것, 그래서

다가온다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선명한 빛으로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


선명한 것은 흔들림이 없다.


산의 육중함으로,

하늘의 광대함으로,

때로는 그 기슭의 돌 틈에서 기웃거리는 작은 싹의 떨림으로,

흘러가는 구름 가장자리로 번지는 가느다란 선의 흔들림으로.


끝간 곳 없이

깊은 어둠의 밤이 어리는 시간,


그 하룻밤에도 여러 밤을 마주한다


좀처럼 밝아오지 않는

그 시간과 함께, 나와 당신의

시간도 숨쉬듯 흘러간다


다시 마주하는 내일, 그 선명한

오늘이 스민다.



-시작메모-

엄혹한 시대가 힘겹게 지나가고 있다.

어쩌지 못하고,

어찌 될지 모르는,

하지만 지나간다는 것에 희망을 품어 본다.

다시 다가와 마주하게 될 새로운 시간을 꿈꾼다.

물들어 오듯 어느 틈엔가 오늘이 오늘처럼 스며들기를 바래본다.

을사년 푸른 뱀의 해.

환한 인사를 조심히 건낸다.



김준철 시인은:

현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 비영리문화예술재단 '나무달' 대표. 청록파 박목월 시인의 외손자. 

'시대문학' 시부문 신인상, '쿨투라' 미술평론 신인상 수상, 쿨투라 해외문화상 수상.

시집 '꽃의 깃털은 눈이 부시다' '바람은 새의 기억을 읽는다' '슬픔의 모서리는 뭉뚝하다' 

전자시집 '달고 쓰고 맵고 짠'이 있다. 이메일 treeandmoon2022@gmail.com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