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매캐한 연기, 불안해서 잠도 설쳐”
루트 파이어가 폭염과 강풍을 타고 이틀째 맹위를 떨치고 있다. AP
LA북쪽 ‘루트 파이어’ 이틀째 활활
110도 폭염에 진화 작업도 중단
나흘째 ‘걸치 파이어’ 진화율 45%
LA 북쪽 캐스테익 지역의 루트 파이어(Route Fire)가 5000에이커 이상을 전소시키며 이틀째 맹위를 떨치고 있다.
LA카운티 소방국(LAFD)에 따르면 산불은 1일 오전까지 5200에이커 이상 태우며 맹렬한 기세를 보여, 한 때 이 지역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오후 1시 대피령이 해제되고 100~200가구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높은 기온과 함께 위험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게 당국의 경고다.
LAFD는 일대 낮기온이 110도를 넘어서며 한동안 진화 작업을 중단시켰다. 높은 온도 속에서 무리한 작업을 하다가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 탓이다. 실제로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7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열사병 관련 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소방국은 “기온이 떨어지는 야간에 진화 작업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7~8마일 남쪽 발렌시아에 거주하는 제이슨 김 씨는 “어제(31일) 밤새 매캐한 연기가 몰려오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며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마당에 재가 날아와 있더라. 산불이 오래 가면 여러가지로 불안할 것 같다. 불길이 빨리 잡혀야 한다”고 걱정했다.
소방국은 9대의 헬리콥터와 2대의 항공기를 띄워 이틀 내내 공중 진화 작업을 펼쳤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12%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화재는 전날인 31일 정오 무렵 레이크 휴즈 로드 근처의 5번 프리웨이를 따라 처음 보고됐으며, 이로 인해 양방향 차선이 모두 폐쇄됐다. 주 교통부는 1일 레이크 휴즈 로드와 템플린 하이웨이 사이 북쪽 방면 1개 차선과 남쪽 방면 2개 차선에 차량 통행이 금지됐으며, 재개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앤젤레스 포레스트 샌개브리얼 부근에서 일어난 걸치 파이어(Gulch Fire)도 나흘째 120에이커를 전소시키고 45%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