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차량 사고로 남편 잃었다" 기아 상대 소송
훔친 기아차를 몰던 10대가 사고를 내 목숨을 잃은 매튜 모시가 어린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 /10tv.com
15세 소년, 운전 중 스톱사인 무시 후
다른 차량과 충돌, 상대방 운전자 사망
피해자 가족이 법원에 소장 접수
미국에서 끊이지 않는 차량도난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기아가 또 소송에 휘말렸다.
지난 18일 10tv.com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서 훔친 기아 옵티머스 승용차를 운전하던 15세 소년이 대형 사고를 일으켜 목숨을 잃은 한 흑인 남성의 가족이 지난주 기아 미국법인을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했다. 기아가 차량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시큐리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비극을 초래했다는 게 이유다.
해당 사고는 지난해 11월25일 프래어리 타운십 힐리어드-롬과 비컨힐 로드 근처에서 발생했다.
15세 소년이 또래 친구 3명을 태우고 훔친 옵티마를 몰던 중 스톱사인을 무시하고 직진하면서 혼다 시빅 승용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시빅을 운전하던 매튜 모시(36)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모시의 가족은 소송에서 2만5000달러 이상의 배상금과 변호사 비용을 요구했다. 모시의 아내 퀄리티 모시는 “남편은 부당한 죽음을 당했다. 어린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고를 낸 소년은 차량을 이용한 살인, 장물 취득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기아 미국법인은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기아는 차량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시큐리티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2022년 여름부터 미국 전역에서 현대차와 기아를 타겟으로 하는 차량 절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생산된 현대 싼타페와 투싼, 기아 포르테, 스포티지 등이 특히 취약하다. 이들 차량은 키를 넣고 돌려 시동을 거는 방식인데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거는 차량에 비해 도난가능성이 두 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토런스 인근 하버파크 골프코스를 찾은 로빈 허조그(토런스)는 “친구와 함께 골프를 치는 동안 골프장 주차장에 세워둔 기아 포르테 차량을 통째로 도둑맞았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