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ACT 부활 조짐… 미국이 두쪽 났다
고민 끝에 2025년 가을학기 입시까지 표준시험을 선택사항으로 유지키로 한 코넬대. /AP
MIT, 조지타운, 다트머스 다시 의무화
찬성파 "GPA·과외활동보다 훨씬 객관적"
반대파 "고액튜터링 가능 부유층에 유리"
코넬대는 고민하다 1년 더 옵셔널 유지
많은 한인학생들의 드림스쿨인 동부의 3개 명문사립대가 신입생 지원자를 대상으로 미국판 대입학력고사인 SAT와 ACT시험 점수 제출을 다시 의무화한 후 이들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찬반논쟁이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부분 대학들은 팬데믹 사태 이후 표준시험 점수 제출을 선택사항(optional)으로 변경하는 정책을 시행했으나, MIT는 2022년, 조지타운대는 2023년, 다트머스대는 올해 SAT와 ACT점수 제출을 다시 의무화했다. 다트머스대는 당초 결정을 번복하면서 “교수진이 시행한 연구조사 결과 표준시험을 선택사항으로 바꾼 것이 저소득층*퍼스트 제네레이션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1400점대 스코어를 제출하지 않아 입시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정책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SAT와 ACT가 이들 대학을 중심으로 부활하자 표준시험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이 완전히 갈리는 모양새다. 시험 의무화에 찬성하는 쪽은 “GPA는 고등학교마다 수업 수준과 교사들이 성적을 매기는 방식이 달라 완전히 신뢰할 수 없고, 과외 활동 및 교사 추천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라며 “표준시험은 객관적이며 수험생이 대학에서 학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주장한다.
반대파는 “표준시험은 부모의 전폭적인 재정지원을 받아 학원을 다니거나 개인 튜터링을 받는 학생들이 유리하다”며 “수많은 대학들이 표준시험을 의무화하지 않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맞선다. 표준시험 의무화를 적극 지지한다는 학부모 윤모(48)씨는 “표준시험은 칸 아카데미 등 무료 온라인 소스 등을 통해 얼마든지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며 “부모가 큰 돈을 들여 화려하게 포장하는 과외활동이야말로 주관적이며 부유층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주민 한인학생이면 대부분 지원하는 UC의 경우 수년 전 입시에서 SAT와 ACT점수를 아예 보지도 않는 ‘테스트 블라인드(test-blind)’ 정책을 도입했고, 하버드·프린스턴·예일를 위시한 대부분 명문사립대는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코넬대는 지난 6일 “2025년 가을학기 입시까지는 테스트 옵셔널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