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칼럼] 온 마을이 참여해야 할 과제
박성근 목사(남가주새누리침례교회 담임)
힐러리 클린턴이 1996년에 출간한 '온 마을이 참여해야 한다(It Takes a Village)'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원래 이 표현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쓰던 격언이라고 한다.
실제로 나이지리아의 이그보(Igbo) 부족은 한 아기가 태어나면,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아기를 양육한다. 젖도 돌아가면서 먹이고 기저귀, 옷도 함께 만들어 입히며 성장할 때까지 온 마을 사람들이 마치 자기 아이처럼 키운다. 아이는 한 개인의 소유라기 보다 온 마을 사람들의 공동 식구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것이 공동체 정신이다.
흥미롭게도 이 정신이 성경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즉 히브리 사람들의 '결속 관계(Solidarity)' 개념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결속 관계란 한 사람이 전체이고, 전체가 한 사람이라는 개념이다. 예컨대 아담 한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지만 온 인류가 범죄한 것으로 간주되고, 아간 한 사람이 전리품을 챙겼지만,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아이성 전투에서 패배하는 아픔을 맛보았다. 그러므로, 결속 관계는 개인적 이기주의를 배척한다. 온 마을 사람들이 하나의 큰 가족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이점이 좀 아쉽다. 개인주의가 너무 팽배해서 각자의 삶만 추구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는 이웃의 아픔을 모르는 시대다. 설사 이웃의 사정을 안다고 해도 관여하지 않는다. 사회적 이슈나 불의한 법이 제정되어도 당장 자신에게 미치는 불이익만 없으면 침묵한다. 과연 이런 모습이 바람직한 것일까?
5월은 어린이를 위한 달이다. 자신의 아이도 돌보아야 하지만 이 사회의 모든 아이도 우리의 사랑, 관심 그리고 기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결국은 그들이 우리의 다음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바르게 양육하고 보호하는 것이 장래를 밝게 만드는 길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을 건강하게 교육하는 일은 어떤 특정인들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교육가도 참여해야 하고, 부모들도 참여해야 한다. 커뮤니티의 단체들도 참여해야 하고, 교회들도 참여해야 한다. 왜냐하면,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은 '온 마을이 참여해야 할 과제(It Takes a Village)'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은 우리의 자녀들을 빼앗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왜곡된 교육과 정보가 아이들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 지난 몇년 사이 공립학교에서 왜곡된 성교육을 실시하고, 성전환자들의 권익보호라는 미명하에 가증한 법안들이 통과되지 않았는가? 이것을 구경꾼처럼 보고만 있어야 할까? 온 마을이 함께 달리기 위한 방안이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