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권수 목사의 종교칼럼]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성경 이야기(152)
다윗의 정치적 위기 모면
사울이 죽은 후, 그의 막내아들 이스보셋은 아버지의 사촌동생이며 군대장관이었던 아브넬의 도움으로 왕위에 오르게 된다. 아브넬은 그의 공로로 인해 사울의 집과 다윗의 집 사이에 전쟁이 있는 동안 점점 권세를 잡게 되었다. 그러자 아브넬은 자신의 권세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사울의 첩 중 아름답고 예쁜 리스바란 여인과 동침을 한다. 그 당시 왕의 첩과 동침을 한다는 것은 그의 권세가 왕과 같다는 것을 알리며 과시하는 행위였다.
이스보셋은 아브넬이 행한 불의함을 듣고 그를 불러 “네가 어찌하여 내 아버지의 첩과 통간하였느냐”(삼하3:7)고 그를 책망한다. 이에 아브넬은 ‘내가 당신의 아버지 사울의 집에 은혜를 베풀어 당신을 다윗의
손에 넘겨 내주지 아니하였거늘 이 여인으로 인해 나를 꾸짖느냐’고 분노를 표출하며 ‘내가 이 나라를 다윗에게 넘길 것’이라고 협박한다(3:8-9). 그러자 이스보셋은 그를 두려워하여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한편, 자존심이 상한 아브넬은 즉시로 다윗에게 전령을 보내 ‘내가 당신을 도와 온 이스라엘이 당신에게 돌아가게 할 것이니 언약을 맺자’고 제안한다(3:12). 다윗은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사울의 딸 미갈을 데려오라는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다윗은 사울이 자신을 죽이려 사람을 보냈을 때 미갈이 자신을 도망치도록 도왔기에 이를 잊지 않고 그녀를 데려오도록 한 것이다. 이리하여 아브넬은 이스라엘의 온 장로들을 설득하고 그의 부하 20명과 함께 미갈을 데리고 다윗에게 나아간다.
다윗은 아브넬과 그의 일행들이 찾아오자 그들을 위해 큰 잔치를 베풀었다. 잔치 후 아브넬은 온 이스라엘을 다윗에게 넘겨줄 것을 확약하고 평안히 돌아가고 있었다. 이때 다윗의 군대장관 요압은 적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많은 전리품을 가지고 돌아와 한 신하로부터 아브넬이 다윗을 만나고 평안히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브넬은 바로 요압의 아우 아하셀을 죽인 사람이다.
그런데 다윗이 그를 평안히 돌려보냈다는 소식을 듣자 요압은 다윗을 찾아가 우리의 원수인 “아브넬이 왕에게 나아왔거늘 어찌하여 그를 보내 잘 가게 하셨나이까”(3:24)고 원망한 후 그의 전령들을 보내 아브넬을 자신에게 데려오도록 한다. 요압의 전령은 아브넬을 찾아가 요압이 보기를 원한다고 하자 그는 그들을 따라 헤브론에 도착한다. 아브넬은 이미 다윗과 언약을 맺었기에 요압이 자신을 해치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요압의 아우 아사헬을 죽였기에 이에 대한 화해를 할 겸해서 부하들과 함께 아무런 의심 없이 요압에게로 왔다.
그러나 요압은 아브넬에게 조용히 할 말이 있다고 하며 그를 성문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그의 배를 찔러 죽인다. 이는 그의 아우 아사헬의 원수를 갚기 위함이었다. 이리하여 이스라엘의 군대장관 아브넬이 죽게 된다. 그 어느 나라도 방문한 사신을 죽이지 않는데 다윗과 언약을 맺기 위해 찾아온 아브넬이 다윗의 군대장관에 의해 죽었으니 이는 다윗에게 실로 정치적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일은 다윗 모르게 요압에 의해 행해진 일이라 할지라도 사신을 보호할 모든 책임은 왕에게 있는 것이었다.
아브넬이 요압에 의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다윗은 모든 백성에게 아브넬의 죽음을 애도하도록 명령한다. 그리고 그는 아브넬을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묻혀 있는 헤브론에 장사하고 그의 무덤에서 통곡하고 울며 애가를 지어 부르기도 하고 해가 지기까지 금식하며 아브넬의 죽음을 애도했다.
다윗의 이러한 행위는 자신이 아브넬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온 이스라엘로 하여금 알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다윗이 아브넬의 죽음을 진정으로 애도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온 이스라엘은 다윗이 그를 죽이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이리하여 다윗은 그의 정치적 큰 위기를 지혜롭게 넘기게 된다.
하마통독학교(HaMa Bible Academy)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