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종식 주역… 고르바초프 前소련 대통령 별세
1990년 2월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조선DB
노태우 전 대통령과 뉴욕서 정상회담
‘동·서 냉전구도’의 붕괴와 ‘소련의 해체’라는 현대사의 대격변을 이끌어낸 주역 미하일 고르바초프(91) 전 소련 대통령이 오랜 투병 끝에 30일(현지시각) 사망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러시아 현지 언론을 인용,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사망을 보도했다.
고르바초프는 1985년 소련 서기장에 취임한 뒤 글라스노스트(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재편)의 양대 정책으로 소련의 개혁과 민주화를 이끌었고 이는 베를린 장벽 붕괴를 시작으로 40여년간 이어졌던 동·서 냉전구도의 종식으로 이어졌다. 또한 1990년 6월에는 미수교 상태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뉴욕에서 사상 첫 한·소 정상회담을 가지며 한국 북방외교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한·소 수교의 물꼬를 텄다. 이 해에 미국과 군축협정을 체결해 평화 정착에 앞장선 공로로 노벨 평화상도 받았다.
그러나 냉전구도 해체로 소련의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1991년에는 군부 쿠데타와 소련 해체를 겪었고, 권좌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고르바초프 재단을 설립해 활동하기도 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부인 라이사 여사는 1999년 사망했다. 당시 고르바초프는 라이사 여사의 사망에 “라이사를 잃은 것이 러시아를 잃은 것보다 더 슬프다”며 애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의 슬하에는 외동딸 이리나(65)가 있다. 이리나는 현재 고르바초프재단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올해 초에는 모스크바 외곽에서 여생을 보내왔다고 전해졌다. 자유유럽방송은 고르바초프가 2015년 이후에는 외국 여행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