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검찰 출두 묵비권 행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뉴욕 검찰에 출두하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대선 출마 선언 본격화 할 듯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10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뉴욕주 검찰청사에 출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 앞서 “인종차별론자인 뉴욕주 검찰총장을 만나게 됐다” “나는 수정헌법 5조에 따라 검찰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을 것” 등의 입장문을 냈다. 그가 말한 ‘인종차별론자’는 흑인 여성인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9일에는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암시하는 캠페인 영상도 공개하고 “우리는 부서지지도, 굴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자금 모금 이메일에선 “불법, 정치적 박해, 마녀사냥을 폭로하고 막아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11월 중간선거 전후로 저울질하던 출마 선언 시기를 더 앞당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은 트럼프가 ‘부패한 정부에 마녀사냥 당한 순교자’ 이미지를 굳힐 것이며, 공화·민주 양당도 중간선거가 그런 구도로 급속히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와 지지자들은 지난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수사와 하원 특위의 공개 청문회가 이어지면서 크게 위축돼 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압수 수색이 ‘약자’인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 보복으로 비쳐 여당에 역풍으로 불고, 트럼프가 이를 지지층 결집의 호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시행 기자 기사 A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