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콜린 마샬과 김창옥의 'N가지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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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콜린 마샬과 김창옥의 'N가지 소통'

웹마스터


김희식

(주)건축사무소 광장 상무 


10년 째 한국에 눌러앉아 살고있는 미국인이 있습니다. 콜린 마샬(Colin Marshall), 그는 잡지 ‘뉴요커’,  ‘로스엔젤리스 리뷰 오브 북스’ 등에 꾸준히 한국에 대한 글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입니다. 금년 봄, 출간된 그의 책을 읽었습니다.(‘한국요약금지’, 어크로스刊, 2024년). 그는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 태생입니다. 평소 한국과 관련된 관심을 키우며 LA한인타운에서 거주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부터는 한국으로 이주, 지금껏 서울 신촌에 살면서 글을 써왔습니다. 읽어보니 한국 내 도시와 문화, 언어, 예술, 한국인과의 만남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고 있더군요. 


그의 책 서문 중 일부입니다.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전쟁의 아픔을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나라?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달성한 나라? BTS와 블랙핑크의 나라? K-Pop부터 K-뷰티까지 전 세계를 매료시킨 K-

브랜드의 종주국? 이런 설명이 곧 한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기에 한국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자주

달라진다. 매번 이 나라를 정의하는 건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래서 책 제목을 ‘한국요약금지’로 정한 듯 합니다. 그의 책은 첫 페이지를 열면서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풀어 놓았습니다. 하나의 주제를 끝까지 파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질감과 냄새를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총 4부로 구성된 그의 책 내용, 제1부는 모두가 싫어하지만 아무도 떠나지 않는 도시, 제2부 번역기도 어려워하는 한국어의 맛, 제3부 이건 제가 알던 K가 아닌데요, 마지막 제4부는 이 나라 사람들이 쿨할 수 없는 이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는 글을 통해 한국인들도 삶 속에서 그냥 지나치는 일상의 일들을 소통하는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그 중 ‘15분, 그들이 변화하는 시간’이라는 제목에서는 ‘강사 김창옥’을 주제로 했더군요. 한국에서 2011년 시작된 K-TED라 일컫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줄임말인 15 세바시(The Fifteen Minutes that

Change the World)’라는 강연 프로그램 중 그 중 인기 많았던 강사가 ‘김창옥’이었지요. 얼마 전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요즘 모 TV에서 방영 중인 ‘김창옥 토크쇼’를 보게 됐습니다. 흔한 강연방식이려니 하고 무심코 보기 시작했습니다. 점차 몰입케하는 그의 강연으로 인하여 끝날 때까지 진득하게 지켜 보았습니다. 


상담을 원하는 당사자들이 직접 녹화현장 객석에 나와 앉아 있다가 ‘가족을 포함한 인간과 인간사이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을 합니다. 이어서 2인의 보조 패널 진행자가 상담내용중 시청자가 궁굼해 할 만한 질문을 던집니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내용들은 평범하면서도 이웃들이 많이 겪는 주제들입니다. 상황정리가 되면 강사 김창옥은 경청 후 소통에 장애가 되고 있는 갈등과 단절의 원인들을 찿아냅니다. 말미에는 명쾌하면서도 간결하게 개선책이나 해결안을 제시합니다. 강사 자신의 경험과, 공감능력, 현장감 있는 모션과 표정 등이 그의 설득과 함께 돋보입니다. 다양한 연령대 청중들의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들거나, 감동시키고 촉촉한 눈빛으로 강연자 김창옥을 바라보는 방청객의 얼굴도 자주 등장하더군요.(공감 후,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눈에 띔). 괴로움을 준 상대방(가족 포함)을 이제는 이해한다는 눈빛으로 바뀌게 하는 마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선순환되는 소통의 과정입니다.


최근 언론 기사 중 한국사회가 집단 간의 차이와 다름을 넘어 극단으로 치닫는 선진국 가운데 미국과 함께 3위를 차지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10개 항목, 사회 구성원 집단별 갈등인식을 높은 비율 순으로

옮겨봅니다. (1) 여당과 야댱, (2) 진보와 보수, (3) 부유층과 서민층, (4) 기업가와 노동자, (5) 정규직과 비정규직, (6)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7) 수도권과 지방, (8) 영남과 호남, (9) 남성과 여성 (10)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등으로 되어있습니다. 앞서 말한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은 그의 글을 통하여 ‘변화하는 한국을 읽는 N가지 방법’으로 한국문화, 한국인과 소통하고요. 강사 김창옥은 청중들과 대면하고 경청함으로서 삶의 문제들을 N가지 방법을 통하여 성공적인 소통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다름과 차이가 의심과 증오, 적대를 낳게 할지, 아니면 좀 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의견과 대화를 통하여 소통하는 다원적 사회를 만들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누군가의 조언을 들으면서 콜린 마샬과 김창옥의 글과 말을 떠 올리게 됩니다. 작금의 사회 현안들에 그들의 ‘N가지 소통방법’을 적용하는 것도 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는 방법 중 한 가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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