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눈치에 에어컨도 마음대로 못 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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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눈치에 에어컨도 마음대로 못 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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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동안 실내 온도로 부부싸움

치솟는 유틸리티, 식비도 줄인다 

세 집 건너 한 집 공과금 못낸다 

주로 흑인·라틴계, 아시아계 최저



# LA에 사는 60대 최상문(가명)씨는 여름 내내 아내와 말다툼이 잦았다. 다름 아닌 집안 온도 때문이다. 역시 60대인 아내는 점점 더위를 못 참는 체질로 바뀌면서, 밤에도 에어컨을 틀고 잠을 자야 했다. 심지어 폭염 때는 선풍기까지 함께 필요했다. 반대로 최씨는 너무 온도가 낮아 한기를 느낄 정도다. 그나마 그건 잠자리를 따로 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됐다. 하지만 에어컨 사용이 늘며 갑자기 불어난 전기요금 탓에 불만이 커졌다. 두 달에 200~300달러였던 고지서가 이번엔 400달러를 훌쩍 넘었다. 집안 여기저기 다니며 필요 없는 전등 끄고, 냉장고 온도로 적당히 맞추느라 아내에게 “좀스럽다”는 소리까지 들어야했다.


ABC7이 인구조사국의 최근 데이터를 통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LA와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카운티 등 남가주 주민 1/3 이상이 늘어난 전기, 개스 등 에너지 요금의 영향으로 식비와 의료비 같은 필수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가구 중 1가구는 지난 해 한번 이상 에너지 비용을 완납하지 못했고, 24%는 건강에 좋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은 온도로 실내를 유지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계층은 저소득 가정과 흑인, 라틴계 가구다. 연소득 5만달러 미만인 가정의 약 39%가 지난 해에 한 번 이상 유틸리티 요금을  전액 지불할 수 없었고, 15만달러 이상 버는 가족의 경우도 5%가량 여기에 포함됐다.


흑인 가정은 39%가 전기 가스 등 공과금을 연체한 경험을 가졌고, 히스패닉/라틴계의 경우 이 비율이 34%에 달했다. 반면 아시아계 가구는 13%로 백인 가구(15%)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보고서도 비슷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미 전역의 약 20%가 지난 달 공과금을 체납하거나 연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적으로 댈러스와 휴스턴 주민들 올 여름 가장 높은 공공요금 인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원인이라며, 8월 유틸리티 요금이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약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도시별로는 밀워키가 한달 평균 521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과금을 내는 곳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샌프란시스코(457달러)와 LA(449달러)가 2,3위로 랭크됐다. 뉴욕(438달러)은 4위에 그쳤다.


공과금에 대한 도움은 웹사이트 UWG LA(https://www.unitedwayla.org/en/utility-assistance/)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남가주 개스 컴퍼니, 에디슨을 비롯해 LA수도전력국(DWP)에도 재정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가주 커뮤니티서비스개발국(Department of Community Services and Development)의 2022년 저소득 가정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LIHEAP) 신청 자격은 1인 기준 월 소득이 2564달러, 2인 가족 3353달러, 3인 가족 4143달러, 4인 가족 4932달러 이하다. LIHEAP의 혜택 및 신청 문의는 홈페이지(www.csd.ca.gov/Pages/LIHEAPProgram.aspx) 또는 전화(866-675-6623)로 하면 된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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