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속도 내나
영국 “대한항공 수정안 원칙적 수용”
업계 “미국 등 주요국 승인에 영향”
영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사실상 승인했다. 영국의 독점 규제 기관 경쟁시장청(CMA)은 28일 “대한항공이 제안한 기업 결합 방안 또는 그 수정 방안을 수용할 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승인을 유예한 미국 등 필수신고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14일 CMA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에 대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런던과 서울 간 직항편을 운항하는 유이한 항공사”라며 “런던과 서울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더 높은 가격과 더 낮은 서비스 품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심사를 유보하고, 대한항공에게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양사 합병 방안의 수정안을 제출하면 CMA는 이를 받아들일지, 또는 2차 조사를 실시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었다. 이날 결정은 CMA가 대한항공의 수정안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CMA는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에 대한 영국 시장의 의견을 듣고 양사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남은 기간 동안 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조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영국 외에도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중국의 4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심사하고 있다. 이 중 미 법무부는 지난 15일 추가 검토 입장을 밝혔다. 연장된 심사기간에는 두 항공사의 미주 노선이 많은 만큼 독과점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주 노선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대한항공 매출의 29%를 차지한 주력 라인이다. 이들 국가 중 한 곳이라도 합병을 승인하지 않으면 양사 합병은 무산되지만, 영국의 승인이 결정될 경우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