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구글 검색량 ICBM 제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에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력을 평가했다며 딸의 모습을 함께 공개했다. 연합뉴스
주요 매체들도 후계 구도에 관심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둘째 딸 김주애를 잇따라 공개하고 나선 가운데, 이와 관련한 검색량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북한과 관련한 전 세계 검색어 1위는 ‘김정은 딸’(kim jong un daughter)이었다. 2위도 ‘북한 김정은 딸’(north korea kim jong un daughter)이 차지했다. 3∼5위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한 검색어가 올랐다. 이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지난 20일 “어떤 나라도 월드컵을 열 수 있고, 북한이 원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한 발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딸 공개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 연관 검색어 순위 상단에 위치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내용은 자취를 감췄다.
앞서 지난 18일 북한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전날 아내 리설주와 딸을 동행한 채 신형 ICBM 화성-17형의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김정은 딸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건 처음이었다. 지난 27일에는 김정은이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자리에 김주애를 대동한 모습을 공개하며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극존칭을 사용했다.
외신들은 북한이 김정은 딸을 잇따라 공개하고 나선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AP·AFP·로이터통신 등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김주애가 차기 후계자가 될지 여부를 조명했다. 하지만 아직 마흔도 안 된 김정은이 후계자를 조기 등판시킬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주애는 단지 북한 로열패밀리인 ‘백두혈통’의 일원이자 미래 세대를 상징하는 인물로서 등장했다는 것이다. 남성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에서 딸이 후계자가 될 확률은 낮아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김주애를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리설주에게도 동지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한다. ‘존귀한’ 같은 존칭은 파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 19일까지만 해도 김주애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이는 김주애가 앞으로 김정은의 후계자가 될 것임을 보다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