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한류가 피부로 와 닿아”
'TrinityMS'의 피터 박 대표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위) 박 대표가 K-팝 공연 후 스태프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이훈구 기자
사운드 엔지니어 겸 프로듀서
'TrinityMS' 피터 박 대표
한국공연팀 미국 굴지의 회사들과 쉽게 협업
미주 한인청년들 위해 한국과 가교역할 필요
피터 박 대표는 한국과 미국에서 사운드 엔지니어 및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어쩌면 한국에서의 커리어만으로도 충분히 살아 남았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음향, 미디어, 라이브 음반은 물론 재즈, 웨이브 등 다양한 분야의 앨범들을 제작했다. 나윤선, 강찬, 소리엘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간 음반들이다. 그러나 그는 순전히 공부를 더 하기 위해서 2006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크리스천 전문음악을 공부하는 대학이나 대학원이 흔치 않았기에 오게 된 것인데 오자마자 미국의 음향프로덕션회사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이때 많은 것을 새롭게 배웠다고 한다.
#TrinityMS
그렇게 세워진 회사가 바로 ‘TrinityMS’이다. 미국에 와서 빠른 정착과 함께 관련 일을 하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기존 한국의 파트너십은 오히려 깨졌다고 한다. 초기 그는 미국의 업계를 알기 위해 공연을 많이 보러 다녔다고 한다. 여기서 두 가지를 깨닫게 되었는데, 첫째는 미국인들과 관계를 잘 쌓아야 한다는
점과 둘째는 공연문화나 시스템이 한국과 다르다는 것이다. 특별히 스태프들에 대한 대우가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테크니션들에 대한 예우가 워낙 좋다 보니 크리에이션이 잘 되고 공연 퀄리티가 더 잘 나왔다.
그리고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한류(K-WAVE)’가 인기를 끌게 되면서 한국에서 공연을 오는 팀들도 자연스럽게 미국의 글로벌회사들과 일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이유 미주투어 등 굵직굵직한 공연들이 미국의 ‘LIVE NATION’ 같은 회사들과 일을 하게 되었다고. 오히려 미주지역의 아티스트들이 한국에서 작업을 희망하는 경우와 정반대 현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박 대표는 틈새시장을 노려 자리를 잡았다.
단순한 콘서트뿐만 아니라 팬사인회, 영화나 드라마의 홍보의뢰 및 K-미용, K-푸드 등을 글로벌 콘서트와 묶는다거나 작년 같은 경우는 21차 애너하임 한인비즈니스대회 참여 및 기업홍보 등을 한 것이다. LED 설치 및 이를 이용한 이벤트가 가능하다는 점과 영상 관련 일을 병행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러다 보니 최전선에서 ‘한류’를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공연을 하다 보니 타주 출장도 잦은데 요즘은 웬만한 도시라면 한식당이 있어 불편함이 없는 것이 그 증거다. 한류의 전파가 빠른 것이 그 특징이라고 하는데 2018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고.
#미주 한인사회만 소외돼
안타까운 것도 있다. 한류가 정작 미주 한인사회에만 유독 소외돼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국과의 협업에 있어서 1.5세 혹은 2세들이 아쉬운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외국회사들이 한국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기 위해 파트너를 찾고 있는 가운데 정작 1.5세 2세들은 고국과의 관계나 미국과의 관계 모두 서먹서먹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번 ‘아이유 미주투어(7월 15일~8월 2일)’처럼 이제는 한류스타들의 공연 티켓값이 미국의 주류와 동일한 상황에서 박 대표 같은 선구자들이 한국과 미국의 다리역할을 하면서 1.5세 2세들을 발굴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연대한다면 한인사회의 한 축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훈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