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학년 때 C 받았으면 10학년 이후에 성적 끌어올려라"
대학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업성적이다. 가능하면 성적이 내려가는 것보다는 오르는 '상향 트렌드'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UCLA 캠퍼스. /UCLA
성적표에 'C' 있으면 탑 대학에 갈 수 있을까?
성적은 '상향 트렌드'가 중요, 11학년이나 12학년 때 저조한 성적 받으면 불리
과외활동·추천서 통해 확실한 차별화 이루면 다소 낮은 성적도 상쇄 가능
내가 ‘A’ 학생이라고 가정해 보자. 고등학교 내내 도전적인 수업을 듣고 최고의 성적을 받았으며, 표준시험 점수 또한 최고이다. 누가 봐도 학업적인 면에서 내가 탑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성적표에, C가 한개 찍혀 있다. 나는 단 하나의 C 때문에 탑 대학 진학이 불가능한 걸까?
◇C를 몇 학년 때 받았나
이 낮은 성적이 얼마나 문제가 될 것인지 판별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언제 C를 받았냐는 것이다. 만약 9학년 때 받은 것이라면 아직 성적 향상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10학년부터 상향 트렌드를 보이도록 신경 쓰면 된다. 그러나 11학년에 C를 받았다면 걱정이 커질 수 밖에 없다. 9학년 때 C를 받는다면 보통 일부 학생들이 고등학교의 첫 해에 새로운 생활과 학업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물론 9학년에 C가 있어도 전체적인 고등학교 GPA와 학년 석차에 여전히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대학 입시 전까지 학업적으로 유능한 학생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남은 기간 꾸준히 성적을 올려서 좋은 성취를 보인다면 대학 수준의 수업을 해낼 수 없는 학생이라는 이미지를 대학에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11학년이나 12학년 때 C를 받는다면 어떨까?
대학이 경고 사인으로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11학년이면 대입원서를 쓰기 직전 학년이고, 12학년은 대학 진학을 코 앞에 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반적인 성적의 흐름을 하향 트렌드로 만들기 때문에 입시에 좋을 것이 없다.
◇어떤 수업에서 C를 받았나
‘어느 학년에’ C를 받았는지 여부가 대학의 합격 확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어떤 수업에서 받았는지도 중요하다. 일부 고등학교는 선택과목이나 비아카데믹 수업도 성적을 매긴다. 예를 들어 내가 PE에서 C를 받았다고 치자.
이런 경우라면 내가 대학에서 PE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에 지원하지 않는 이상 대학에서 학업 능력을 의심 받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또한 대학에서 공부하려는 전공 분야와의 연관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탑 대학의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에 지원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내가 AP영문학에서 C를 받았다면 AP 물리학에서 C를 받은 것보다 원서에 영향을 덜 미칠 것이다. 영문학은 엔지니어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향후 나의 진로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수업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면서 강점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다른 성적이 일회성 C의 약점을 상쇄하는가
입학 사정관들은 지원자의 성적을 전체적인 맥락 안에서 파악한다.
예를 들어 내가 다른 과목들에서 대부분 B를 받고 한 과목에서 C를 받았다면, 종합적으로 봤을 때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러나 내가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은 학생인데 한 학기에 C가 있다면 입학 사정관들은 이를 의아하게 여길 수 있다. 큰 틀 안에서 뭔가 뜬금없어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나는 왜 갑자기 저조한 성적을 냈는지 대학에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최종 GPA도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B를 받는 학생이 C까지 받는다면 전체 GPA가 더 내려갈 수 밖에 없다. 반면 한 번 C가 있더라도 다른 성적이 모두 A라면 GPA에 결정적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과외활동이 차별화 되는가
대입 원서에서 성적은 의심할 여지없이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일하게 고려되는 요소는 아니다. 성적이 다소 약하더라도 과외활동이 두드러지게 강력한 경우라면 만회의 가능성이 있다. 수많은 지원자 풀 가운데 입학 사정관들은 진정으로 돋보이는 학생을 찾는다. 일부 학생은 성적과 표준시험 점수 등 학업이 완벽할 수 있고, 일부 학생은 독특하면서도 독보적인 과외활동으로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입시 경쟁이 치열한 엘리트 대학들은 두 가지 모두 우수한 학생을 원한다.
그러나 과외 활동이 특별하고 강렬해서 ‘훅’ 으로 작용하는 수준일 때가 있다. 물론 이것이 쉽지는 않다. 남들보다 엄청난 헌신과 노력을 들여야 하고, 모든 사람이 인정할 정도로 훌륭한 성취를 얻어야 한다.
다른 지원자가 가지 않은 비범한 분야에서 세상을 바꿀 만한 혁신의 잠재성을 보여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이 이미 소설을 출판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거나, 국제 체스 대회에서 챔피언에 올랐거나, 양궁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경우라면 말이다.
이처럼 독보적인 성취가 있다면 탑 성적을 얻지 못했더라도 엘리트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