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계 "이보다 더 나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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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계 "이보다 더 나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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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상 윤 셰프가 지난해 문을 열었던 컬버시티의  '헬름스 베이커리'가 최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했다.  


산불·관세·인건비·이민단속 등 

악재 겹치며 "올 최악의 위기"

85%가 "매출 줄었다" 울상 

한인 오픈 유명 빵집 폐업도 





LA 요식업계가 한숨만 내쉬고 있다. 전례 없는 침체 속에서  “이보다 더 나쁠 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올 초부터 터진 대형 산불과 초강경 이민단속에 관세 인상, 관광객 감소, 인건비 상승, 인플레이션까지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며 매상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폐업사태가 잇따르며 내로라하던 유명 레스토랑들까지 간판을 내리는가 하면 남아있는 업소들은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메뉴까지 줄이면서 고육책을 쓰고 있지만 힘겨운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2만2000여명의 회원을 둔 캘리포니아레스토랑협회(CRA)가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LA 레스토랑의 84.8%가 지난해보다 매출이 뒷걸음질 쳤다고 답했다. 요식업계는 지난해에도 할리우드 파업 여파, 인건비 상승, 코로나 시기 발생한 체납 렌트비와 대출 상환 부담으로 경영 압박을 받아왔는데 올해는 더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악재들로 인해 LA의 상징적인 식당들도 폐업을 선택했다. 파파크리스토스(Papa Cristo’s), 게릴라 타코스(Guerrilla Tacos), 히어스 루킹 앳 유(Here’s Lookingat You) 등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인 유명 셰프 상 윤씨가 50여년 역사의 컬버시티 명물 베이커리를 부활시키겠다며 지난해 재오픈한 ‘헬름스 베이커리’도 1년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외식업계 침체가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윤 셰프는 "여러 비용이 운영주로서 감당하기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요식업계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아주 잘 되는 업소는 없을 것”이라며 “LA는 밤 문화가 사라지고, 식당들이 점점 더 일찍 문을 닫는 등 도시가 뒤로 물러나고 있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요식업계의 비관론도 두드러지고 있다. CRA 설문에서 36%는 영업시간 단축, 25%는 메뉴 축소, 13%는 휴무일을 늘렸다고 각각 답했다. 또 대부분 식당들은 재로비와 인건비가 모두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자칫 손님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가격 인상조차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식당 수는 많은데 소비자들의 외식 지출이 줄면서 나눠 갖게 되는 파이는 훨씬 작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신규 창업주들은 규모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도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한해는 다양한 악재들이 누적되면서 업계 전체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내년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빠른 적응과 혁신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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