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5년 규칙'… 내년에 집 사면 본전 찾는데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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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5년 규칙'… 내년에 집 사면 본전 찾는데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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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을 사고 5년 만 거주하면 본전을 찾을 수 있는 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AP


2026년 홈바이어의 현실

전통적 주택구매 공식 붕괴

집값 둔화, 비용 상승 등 원인


세대를 거쳐 내려온 주택구매 공식은 단순했다. 집을 사고 약 5년 정도 거주하면 집값 상승으로 초기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 이른바 ‘5년 규칙’은 주택 구매자들이 언제쯤 집을 팔아도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침으로 통했다. 하지만 오늘날 주택 시장은 이 공식을 뒤흔들고 있다. 높은 모기지 금리, 거래 비용 상승, 그리고 집값 둔화 또는 하락이 최근 바이어들이 본전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사이트 ’리얼터 닷컴’의 선임 경제 연구 분석가 해나 존스는 ”바이어들은 자신이 진입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현실적인 기대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인 조언은 여전히 최소 5년은 거주해야 본전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2026년에 집을 살 경우 비용을 완전히 회수하는 데 2036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분석된다. 


◇5년 규칙(5 Year Rule) 이란

부동산 구매에는 큰 비용이 든다. 바이어는 계약금, 중개수수료, 클로징 비용 등 초기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집값 상승을 통해 이 비용을 단기간 내 회수할 수 있다. 이 때 등장하는 것이 ‘5년 규칙’이다. 

부동산 자문사 Engel and Völkers의 새라 스트로슈라인은 “5년 규칙은 사실상 지침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주택 관리와 가치 향상 업데이트 또한 회수 기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치 상승을 위한 개선 작업은 회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2026년 바이어를 둘러싼 현실적 난관

존스는 “현 시장에서는 바이어가 본전을 회수하기 위해 과거보다 더 오래 거주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둔화된 집값 상승

리얼터 닷컴의 2026년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5년 집값 상승률은 2%로, 2024년 4.5%, 이전 10년 평균 6.5%에서 크게 낮아졌다. 2026년에는 소폭 회복해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 상승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2021년처럼 연평균 17.9% 상승했던 폭발적인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많은 주택 소유자는 예전보다 더 오래 보유해야 동일한 수준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다. 지역별 상승률 격차도 크다. 2025년 기준 집값은 북동부 10.4%, 중서부 5.8%, 서부 3.6%, 남부 1.9% 상승했다.

2. 높은 거래 비용

집을 사고 팔 때 발생하는 거래 비용은 구매 가격의 2~5% 수준으로 중개 수수료와 세금 등이 포함된다.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이 비용도 늘어나 바이어의 초기 비용 회수를 어렵게 만든다.

3. 집값 하락 가능성

2026년 바이어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마이너스 자산(negative equity)’이다. 즉, 최고점에서 집을 사면 이후 집값 하락으로 바이어가 빚보다 낮은 자산 가치를 갖게 될 수 있다. 2025년에는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텍사스 오스틴 등 일부 주요 시장에서 집값이 전년 대비 각각 10.87%, 9.9%, 7.86% 하락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안정세를 보였지만 오스틴과 마이애미는 여전히 하락 중이다. 2026년에는 케이프코럴(FL) 10% 이상, 덴버 3.4%, 사라소타(FL) 8.9% 등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4. 증가하는 유지 비용

재산세, 공과금, 주택보험 등이 최근 몇 년간 급등하며 주택 보유 비용 부담이 커졌다. 2025년 한 해만 해도 가구당 전기료가 전년 대비 10% 가까이 상승했다. 매달 나가는 비용이 많을수록 집을 팔 때 최종 수익에도 영향을 준다.


◇2026년 바이어, 본전 회수까지 얼마나 걸릴까

2025년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주택가격 중간값 약 40만달러, 모기지 금리 6.3~6.7%, 재산세 1.7%, 거래 비용 4%를 가정할 수 있다. 연 평균 4% 정도 집값이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10년 이상 거주해야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계약금을 20%로 늘려도 회수 기간은 약 8년이다.


◇조기 매도 시

2년 혹은 6개월 만에 집을 팔 수도 있지만 구매 비용을 모두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스트로슈라인은 “주택 구매는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생활 방식과 안정성, 자산 성장, 세금 혜택까지 고려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5년 규칙, 심지어 업데이트된 10년 규칙도 결국 ‘가이드라인’일 뿐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로컬 부동산 전문가와 함께 현명하게 구매하는 것이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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