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교육 환경과 멘토의 역할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가끔 학부모로부터 “자녀를 위해 뭘 해 줘야 할까요?”란 질문을 받는다. 각 가정의 상황이 다르고, 부모와 자녀의 성격과 필요가 다르기에 보편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보통 필자는 첫째,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 주고, 둘째 좋은 멘토와 연결해 주라고 답한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하면 다음의 이야기를 전한다.
크리스마스 에반스(1766-1838)라는 유명한 웨일스 설교자는 아홉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갔다. 끊어질 만큼 가난했던 어머니는 아들을 외삼촌인 제임스 루이스에게 맡겼고, 에반스는 17살 때까지 외삼촌 밑에서 자랐다. 외삼촌은 잔인한 술주정뱅이요 불한당이었기에 에반스는 잦은 폭력, 방관, 그리고 힘든 노동에 시달렸다. 그는 에반스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그래서 나이가 열일곱이 되어도 글을 전혀 읽지 못했다.
에반스는 8년간 정말 최악의 대우를 받았고, 환경은 도덕적으로 척박했다. 그는 지역의 불량배와 어울렸고, 그래서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질렀다. 그러다 한 번은 과격하고 거친 패싸움으로 인해 오른쪽 눈을 잃어 애꾸가 되었고, 독한 약을 바른 안대를 평생 착용하면서 겨우 고통을 견딜 수 있었다.
이렇게 불행한 세월을 보내다 에반스는 삼촌을 떠나 카스텔 하이웰 지역의 한 농장에 일꾼으로 취직한다. 삼촌의 학대에 지쳐서, 그리고 독립해 살아보려고 농장을 찾아간 것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우연이었을까 운명이었을까? 에반스는 설교자이자 교사였던 데이비드 데이비스 목사의 농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때 카스텔 하이웰 지역에 영적 부흥이 일어났었는데, 에반스는 데이비스 목사의 권유로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에반스가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데이비스 목사는 6개월간 무료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알선해 주었다. 이게 에반스가 받은 유일한 공식 교육이었다. 아무튼, 목사의 영향으로 글을 좀 배운 에반스는 헛간에서 다른 젊은이들과 함께 성경 공부를 시작했고, 그의 열정은 빠른 시간 안에 웨일스어로 성경을 읽게 해 주었다. 이 계기를 통해 에반스는 신앙을 갖게 되었고,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헌신하기로 결정했다.
자, 이렇게 문맹 농부였던 유명한 "웨일스 출신 외눈 설교자" 크리스마스 에반스의 극적인 변화를 통해 환경과 멘토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삼촌과의 시간은 지옥 그 자체였다. 방임, 극심한 노동, 신체 및 정서적 폭력 등 삼촌은 정말 못 할 짓을 에반스에게 했다. 물론, 삼촌이란 자의 삶과 배경도 무척 어둡고 혼란했으리라 짐작한다. 하지만, 그가 조카 에반스에게 끼친 부정적인 영향은 변명을 둘러댈 수 없는, 절대 해서는 안 될 남용이었다. 교육을 못받게 하고 죄를 지어도 방치한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
반대로 데이비스 목사 밑에서 보낸 에반스의 삶은 어땠나? 교육받을 기회가 주어졌고, 데이비스 목사의 영적 지도와 격려로 에반스의 잠재력이 개발되었다. 교육과 신앙을 통해 에반스는 삶의 목적을 찾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역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교사로서 학생이 배움에 대한 탐구력과 열정을 갖도록 돕는 것은 정말 가치있는 일이다. 특히, 실력을 소유한 교사로서 학생의 지적재능을 발전시키고, 달란트를 발견해 다음 단계로 전진하게 돕는 것은 분명 삶을 좌우하는 중대한 작업이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냥 가르치는 척, 시늉만 해서도 안되고, 잠재력을 무시하거나 배움에 대한 열정을 짓밟아서는 더더욱 안 된다.
작은 기독교 학교의 교장으로서 필자는 한 영혼, 한 청소년에 대한 데이비스 목사의 태도와 자세를 모델로 삼는다. 사실 기초가 제대로 다져져 있지 않고, 버릇도 없고, 말과 행동이 거칠고, 규칙과 규범을 잘 따르지 않는 학생을 따뜻이 대해주고 정성을 들여 가르치려면 엄청난 인내, 시간, 노력, 그리고 기도가 필요하다. 쉬운 일이 아니다. 교사가 신이 아니기에 인내에 한계가 있고, 짜증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계속 “프로의 정신”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는 교사는 가르치기 어려운 아이, 소위 말하는 문제아에게도 큰 영향을 끼쳐 아예 삶의 궤도를 바꾸게 해 준다,
데이비스 목사의 보살핌을 받은 에반스는 차후 그분의 공로에 깊은 감사를 표현했다. 데이비스 목사 때문에 에반스가 웨일즈에서 가장 유명하고 강력한 설교자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당연히 지적, 영적 아비에게 감사한 것이다.
교육 환경이 좋아야 한다. 학생은 좋은 교사, 열정과 지혜를 소유한 멘토를 만나야 한다. 그래야 발전하고 배움의 기쁨과 만족을 느낄 것이다. 그래야 삶이 변한다. 그런 분위기와 환경을 마련하고, 제공하고, 찾는 것이 부모의 의무요 도리요 자식에게 남겨줄 큰 유산이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