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김치페스티벌을 찾은 한인 학생들이 김치 만들기 체험 등을 하고 있다. /KAWS

한인·지역주민 270명 참가

김치담그기서 K팝 공연까지 

"뿌리와 정체성 배운 기회" 

김치 페스티벌이 어바인을 뜨겁게 달궜다. 

미주한인여성소사이어티(KAWS·이사장 김남희)가 재외동포청 후원으로 매년 개최하는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아이 러브 김치 페스티벌’이 22일 어바인 제프리트레일중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는 남가주 어바인 한국학교와 오렌지카운티 코윈(KOWIN)이 함께 참여하며 협력의 폭을 넓혔다. 이날 행사에는 한인 학생과 학부모, 지역 주민 등 270여 명이 찾아와 김치 담그기, 전통공연, K-팝 무대, 포토 체험 등을 통해 즐거운 한때를 만끽했다. 

행사의 문은 북과 장단이 어우러진 사물놀이와 풍물 공연이 열며 흥을 돋웠다. 이어 부채춤과 한복 패션쇼가 무대에 올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색동 저고리와 비단 치마가 K-팝 그룹 데몬 헌터스의 ‘골든’ 선율과 어우러지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무대를 완성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프로그램 중 하나는 ‘김치 배우기 시간’이었다. 배추·무·마늘·고춧가루·젓갈이 만나 발효되는 과정, 지역별 김치의 차이, 김치가 세계인이 주목하는 건강식으로 자리 잡은 이유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냈다.
아이들의 열기를 가장 끌어올린 순서는 단연 ‘김치 골든벨’이었다. “김치는 몇 년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을까요?” 같은 문제를 풀며 자연스럽게 김치의 역사와 문화를 익혔다. 

이번 행사는 2021년 캘리포니아주가 제정한 ‘김치의 날’(11월 22일)을 기념해 열렸다. 김치의 날 제정 이후 KAWS는 매년 이 시기에 ‘아이 러브 김치 페스티벌’을 개최해 김치와 K-푸드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문화행사로 발전시켜 왔다. 첫해에는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달고나 뽑기·딱지치기·포토존 등을 마련해 주류사회의 관심을 끌었고, 올해 역시 행사 전 사전 등록만 250명을 넘기며 인기를 이어갔다.

행사 관계자는 “김치를 매개로 차세대 미주 한인들이 뿌리를 배우고,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새로운 커뮤니티 축제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