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에세이, 특별함보다 ‘진정성’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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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에세이, 특별함보다 ‘진정성’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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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원하는 에세이는


대학 입시에서 에세이는 전체 평가의 약 20~25%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최상위권 대학일수록 비슷한 성적과 스펙을 가진 지원자들 사이에서 에세이가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된다. 그렇다면 대학이 원하는 에세이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대학은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 에세이와 함께 각 학교별 추가 문항을 요구한다. 길이는 보통 100~700단어 사이지만 학교와 전공에 따라 포트폴리오나 추가 글이 필요하기도 하다. 에세이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입학사정관들은 이를 통해 "이 학생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한다. 성적표와 추천서로는 알 수 없는 지원자의 성격, 가치관, 사고방식이 에세이를 통해 드러난다. 나아가 "이 학생이 학교 공동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많은 학생이 "특별하고 인상적인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전국 규모의 수상 경력이나 눈에 띄는 업적이 없으면 불안해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에세이의 가치는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고.

대부분의 고교생은 평범한 일상을 산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어떻게 성장했고 무엇을 깨달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마음을 움직인 책 한 권, 소중한 관계, 가족과의 기억, 실수와 실패의 순간. 이런 일상 속 이야기가 오히려 가장 진솔한 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지원자의 사고력, 공감능력, 회복탄력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입학사정관들이 원하는 것은 학생이 갖지 못한 경험이 아니라 그가 가진 시선과 목소리로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다. 평범한 소재도 진정성 있는 시각으로 풀어내면 충분히 강력한 에세이가 될 수 있다. 물론 주의해야 할 주제도 있다. 인종차별, 성차별, 계급차별 등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으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은 부적절하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주제, 불법 행위, 근거 없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논쟁적이거나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독자가 나와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전문가들은 "강한 인상을 남길 수는 있겠지만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다"고 조언한다.

결국 에세이는 '무엇을 경험했는가'보다 '그 경험을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는가'의 문제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목소리와 자신만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입학사정관들은 수천, 수만 개의 에세이를 읽는다. 그들이 기억하는 글은 가장 화려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장 진솔한 목소리를 가진 글이다. 

학생의 일상, 생각, 자신의 언어로 쓴 글, 그것이야말로 대학이 찾는, 학생의 스토리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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