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스쿨 '불합격',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내년 가을학기 대학 조기전형 입시결과가 12월 중순 발표된다. USC 캠퍼스. /AP
불합격 통보 이후 다시 일어서는 법
훌륭한 대학 수백개 이상 존재
실망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12월 중순이면 2026년 가을학기 신입생을 위한 대학 조기전형 결과가 발표된다. 전국의 고등학교 시니어들이 4년 동안의 노력과 열정을 담아 기다려온 순간이다. 어떤 학생은 합격의 기쁨에 환호할 것이고, 또 어떤 학생은 불합격 통보에 깊은 실망과 좌절을 느낄 것이다. 특히 오랜 시간 꿈꿔온 ‘드림스쿨’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그 충격은 더욱 크다. 그러나 불합격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상심해도 괜찮다, 감정을 부정하지 말라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을 때 마음이 무너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대학 지원은 단순한 입시 절차가 아니라 자신이 쏟아온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열정을 증명 받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목표가 높을수록 실망도 크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상심할 시간을 스스로 허락하는 것’이다.
며칠 동안은 자신을 돌보는데 집중하라. 친구와 영화관에 가거나, 따뜻한 샤워로 긴장을 풀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스스로를 위로해보자. 감정의 회복은 의식적인 자기 관리에서 시작된다. 단, 그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기한’을 정하는 것이 좋다. 일주일 정도 충분히 울고, 쉬고, 생각한 뒤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하자.
상심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힘은 그 자체로 성숙의 과정이 된다.
◇불합격을 자신의 가치와 연결 짓지 말라
많은 학생들이 불합격을 ‘자신의 실패’나 ‘가치의 부정’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대학 입시 결과는 개인의 능력보다 훨씬 복잡한 요인들에 의해 좌우된다. 지역별 경쟁률, 전공별 인원 배분, 학교의 우선순위, 혹은 동문 및 기부자 가족 여부 등 지원자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같은 지역에서 수십명이 한 대학에 지원했을 때 단 한 명만 합격할 수도 있다. 하필이면 그 학생이 해당 대학의 장기 기부자 가정 출신이거나, 특정 프로그램에서 필요한 프로필을 갖췄을 수도 있다.
이런 결과는 개인의 실력과는 무관하다. 따라서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인가?”라는 자기비난의 생각은 사실과 다르다. 불합격은 단지 ‘이번에는 선택 받지 못했다’는 의미일 뿐 학생의 가능성과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판결이 아니다.
◇‘드림스쿨’이 꼭 ‘나에게 가장 좋은 학교’는 아니다
지금은 특정 대학이 완벽해 보이겠지만 그곳이 실제로 최적의 환경이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나를 선택하지 않은 대학은 어떤 면에서 나와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는 훌륭한 대학이 수백 개 이상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가느냐’가 아니라 ‘그곳에서 무엇을 하느냐’이다. 먼저 ‘그 학교가 왜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였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전공 프로그램 때문이었는가, 캠퍼스 분위기, 도시의 위치, 혹은 동문 네트워크 때문이었는가? 이런 요소를 명확히 인식하면, 비슷한 특성을 가진 다른 학교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드림스쿨 대신 선택한 대학에서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만나 큰 성취를 이루는 사례는 많다.
합격한 대학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입학 예정자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재학생이나 졸업생과 대화를 나눠보자. 가능하면 캠퍼스를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학교의 문화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다 보면 새로운 애착이 생기고, 자신이 설 자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닫힌 문 앞에서 새로운 문을 발견하라
불합격의 순간은 마치 문이 눈앞에서 닫힌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인생은 한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리는 법이다. ‘내가 원했던 대학은 나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다른 길에서 더 빛날 수 있다’는 관점을 가져보자.
진정 중요한 것은 대학 이름이 아니라 그곳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느냐다.
인생은 ‘새옹지마’와 같다. 지금은 결과가 실망스러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그 경험 덕분에 더 나은 길로 향했음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지금의 성공이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태도다.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이 상황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패배감 속에 머물 것인가?” 대학과 지역사회에서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구성원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이미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이다.
◇불합격은 인생의 쉼표일 뿐, 마침표가 아니다
대학 입시는 인생의 한 과정일 뿐, 전부가 아니다. 지금의 결과가 영원히 나를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경험은 나를 더 성숙하고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실패와 좌절을 겪지 않은 사람보다 그 과정을 통과한 사람의 내면은 훨씬 깊고 강하다.
결국 진정한 성공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는데 있지 않다.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힘, 그 회복력이야 말로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큰 자산이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