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어머니는 활, 자식은 화살
김영균
팝 피아니스트
임어당 선생은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존경 받을 가치를 지니고 태어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모성애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어머니 날 하루에만 꽃 한 송이, 외식 한 끼로 효도를 다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단순히 한 가족의 일원이 아니다. 어머니는 가정의 햇님이다. 햇님이 사라지면 만물이 빛을 잃듯, 어머니의 존재가 있기에 가정은 생명력을 얻는다. 어머니의 미소가 신비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그 안에 희생이 있기 때문이다.
한 실화가 있다. 홀어머니와 함께 살던 한 청년이 불의의 사고로 두 눈을 잃었다. 정성껏 간호하는 어머니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는 깊은 상실감 속에서 죽음까지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쪽 눈을 기증받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청년은 한편으로 “양쪽 눈을 다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었다. 그때 어머니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야, 한쪽이라도 어떠냐. 세상을 볼 수 있지 않느냐. 어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수술이 끝나고 붕대를 푸는 순간, 청년은 왈칵 눈물을 터뜨렸다. 이식받은 눈은 다름 아닌 어머니의 눈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담담히 말씀하셨다. “아들아, 두 눈 다 주고 싶었지만, 이다음에 앞 못 보는 늙은 에미를 네가 돌봐야 할 것을 생각하니 차마 그럴 수 없었단다.”
어머니란 이런 존재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활과 화살의 관계도 같다. 활이 크게 휘어질수록 화살은 더 멀리 날아간다. 활은 어머니이고, 화살은 자식이다. 부모의 허리가 휘고 고통이 깊어질수록 자식은 더 멀리, 더 높이 나아간다. 그 고통을 참고 견뎌내는 이가 바로 어머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작은 성취, 큰 성공 뒤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희생한 어머니가 계신다. 그 큰 은혜를 무엇으로 다 보답할 수 있을까. 어머님들, 감사합니다. (전 수원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