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양극화’… 동부·중서부는 셀러 우위, 서부는 공급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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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양극화’… 동부·중서부는 셀러 우위, 서부는 공급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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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별 온도차 극심

균형 속 '불균형' 분석


미국 내 주택시장이 수십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지만 모든 셀러가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동부와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이 극히 부족한 가운데 매물이 공개되기도 전에 계약이 성사되는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셀러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리얼터 닷컴’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8월 현재 활성 매물(active listing) 수는 전년 대비 약 20.9% 증가하며, 4개월 연속 100만 건이 넘는 매물이 시장에 나왔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재고 수준은 낮은 편이다. 

이 수치는 약 5개월치 공급에 해당하며, 이는 업계 기준상 ’균형을 이룬 시장(balanced market)’ 범주에 포함된다. 

매물 부족으로 셀러 우위 시장이 형성되는 4개월 미만, 바이어에게 유리한 6개월 초과 등과 비교하면 중간 지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지역별로 상반된 흐름을 포함한 균형이다. 

즉, 일부 지역은 여전히 셀러 우위이고, 일부는 바이어 우위로 기울어 있는 상태다. 동북부와 중서부 지역에서는 매물이 매우 제한적이며,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남부와 서부 일부 지역은 신축 주택이 대거 공급되면서 매물이 남아 돌고, 가격 조정 흐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2025년 8월 현재 지역별 활성매물 증가율은 서부 +26.7%, 남부 +21.8%, 중서부 +15.5%, 동북부 +14.2% 등이다. 하지만 이런 증가 속도에도 불구하고, 동부와 중서부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재고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지역이 많다. 특히 중서부와 동북부 지역은 과거 대비 재고가 크게 낮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지역별 불균형은 일부 주요 도시에서 특히 뚜렷하다. 보스턴의 경우 8월 기준 약 3개월치 공급만 존재하며 명백한 셀러 시장이다. 보스턴의 부동산 업계는 기술·학문 분야 인력 유입이 꾸준하고, 매물이 공개 전에 은밀히 거래되는 사례가 많다고 전한다.

세인트루이스는 8월 현재 2.9개월치 공급 수준이다. 평균 매매 가격은 전년 대비 약 9% 상승했고, 고가 주택에서도 리스팅 대비 판매 건수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고급 주택은 시장에 나오는 매물보다 매각 건수가 더 많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양상이다.

샌프란시스코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8월 기준 약 4개월치 공급이었으나 노동절 이후 신규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도 인기 주택은 곧바로 계약으로 이어진다. 예컨대 두 개의 침실과 욕실이 있는 주택이 중상위 가격대 수준인 140만달러에 나왔고, 10일 만에 무조건 현금 제안으로 170만달러에 팔린 사례가 있다.

셀러 우위 시장이라 해도 무턱대고 집을 내놓는 건 위험할 수 있다. HGTV 세대 등 요즘 구매자들은 외관, 페인팅, 조경, 인테리어 스타일링 등이 사진처럼 완벽하게 보이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에이전트들은 리스팅을 하기 전에 준비 작업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세인트루이스의 부동산 에이전트 재닛 홀래처는 “리스팅되기 전 준비 시간이 길어지지만, 정식 시장에 나오고 나면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시간은 매우 짧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령의 주택 소유자들이 저금리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집을 팔지 않기 때문에 매물이 경직되는 현상도 시장 병목의 주요 원인이다.

앞으로 1~2년은 매물 부족과 수요 강세 지역에서는 여전히 셀러 우위가 유지될 전망이다. 

반대로 공급 과잉 또는 신축이 많은 지역에서는 바이어 우위 흐름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매도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로컬 시장 분위기 파악과 준비된 상태로 진입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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