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올해 세계 성장률 2.9%→3.2% 향상
미 관세인상 앞두고 선행적 증가가 원인
관세·불확실성으로 내년엔 2.9%로 둔화
연방정부의 관세 부과에 앞서 산업 생산과 교역이 활발해진 덕분에 올해 세계경제가 '깜짝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일 발간한 중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석달 전 전망치인 2.9%보다 0.3%포인트(p) 높은 3.2%로 예측했다.
OECD는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성장세는 예상보다 탄력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다수 신흥시장 경제에서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관세 인상 시행을 앞둔 상품 생산 및 무역의 선행적 증가가 주요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주요 20개국(G20) 대부분 국가에서 상반기 산업 생산 증가율이 지난해 평균속도를 상회했다"고 덧붙였다.
OECD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무역 상품은 미국행 상품 선적이 급증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이는 특히 4월 이전에 두드러졌다.
5월 이후론 거의 모든 국가에 대한 미국의 상호 관세율이 인상되면서 세계 무역 흐름에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 2분기 아시아 선진국을 비롯해 아시아·동유럽 신흥시장국에서 무역이 꾸준히 확대된 반면 미국의 수입 물량은 급감했고, 캐나다와 라틴아메리카의 수출도 감소했다. 중국과 미국 간 양자무역도 최근 몇 달간 급격히 감소했다.
OECD는 8월말 기준 미국의 전체 실효 관세율을 약 19.5%로 추정하면서 1933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성장률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앞선 선제적 조달 효과가 소멸하고 높은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이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올해보다 0.3%p 떨어진 2.9%로 예상됐다.
관세 전쟁을 촉발한 미국의 올해 GDP 성장률은 직전 전망보다 0.2%p 오른 1.8%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내년엔 1.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 독일에서는 재정확대가 경제활동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되나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예상되는 재정긴축으로 성장이 저해될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영국도 긴축재정 기조, 무역비용 증가와 불확실성으로 대외·내수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4.9%에서 내년 4.4%로 둔화할 전망이다. 선제적 조달효과의 소멸과 관세인상 본격화, 재정지원 축소가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한국의 경우 최근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석달 전과 같이 올해는 1.0%, 내년엔 2.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0.1% 성장률을 기록한 일본은 올해는 1.1%까지 상승할 거란 예측이 나왔다. 3개월 전 예상치보다 0.4%p나 상향 조정됐다. 견조한 기업이익과 강력한 투자증가가 올해 경제 활동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내년엔 다시 0.5%로 둔화할 전망이다.
G20의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노동시장의 압력이 완화하면서 올해 3.4%에서 내년 2.9%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세계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로는 양자 관세 추가 인상, 인플레이션 압력 재부상, 재정 리스크 우려 확대, 금융시장의 위험 재평가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각국이 글로벌 무역 체계 내에서 협력적 참여 방안을 모색하고 경제안보 우려를 해결하면서도 무역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OECD는 첨단기술 부문의 강력한 투자증가가 올해 미국의 경제활동을 부양하지만, 높은 관세율과 순이민 감소의 여파로 내년 경제성장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