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 긁적긁적... 모기 조심하세요
모기 이미지. /KTLA 뉴스 화면 캡처
기후 변화로 모기 개체수 증가
가려움증은 약과, 자칫 큰 병도
LA서 웨스트나일 사망자 발생
주변 환경 청결하게 유지해야
# LA에 거주하는 신원섭씨는 얼마전 지인의 초대로 저녁을 함께 했다. 식사후 패티오로 옮겨 차를 한 잔 하는데, 지인이 뭔가를 주섬주섬 챙겨서 나오는 것이다. 살펴보니 연고제 모기약과 모기 쫓는 램프였다. "며칠 전에 잠시 앉아 있었는데 서너방이나 물렸다"며 얼른 바르라고 연고를 권한다.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때아닌 모기의 습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남가주 대다수의 사람들이 습한 곳을 좋아하는 모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주의를 거듭 당부하고 나섰다. 며칠 가렵다가 끝낼 일이 아니라는 경고다.
카운티 보건국에 따르면, LA지역에서 모기에 물리는 횟수가 최근 몇 년 새 증가했다. 기후 변화로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사람과 동물에게 감염될 수 있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불러 일으킨다.
LA카운티 보건국은 올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20일 공식 발표했다. 공중 보건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93명의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감염자와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가주 보건안전법에 의해 설립된 LA카운티 모기방역국(GLACVCD) 관계자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인 모기가 새로운 지역 6곳에서 발견됐으며, 산타 페 스프링스, 라 미라다, 롱비치, 파라마운트, 카노가 파크, 위너타 등의 지역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심각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60세 이상일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중증 질환의 증상으로는 고열, 두통, 목 경직, 방향감각 상실, 혼수상태, 경련, 근육 약화, 시력 상실, 저림, 마비 등이 수반된다.
GLACVCD 수잔네 클루 전문가는 올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발생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대낮에 활동하는 모기의 수는 증가했다고 전했다. 검정색과 흰색 줄무늬로 구별되는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 species) 종은 뎅기열, 치쿤구니아, 황열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데, 이것은 두통과 고열을 포함한 고통스러운 증상을 동반할 수 있는 바이러스다.
습한 곳을 좋아하는 모기는 웅덩이 등 물이 고인 곳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으므로 마당의 막힌 배수구, 양동이, 화분, 물병 뚜껑 등의 원인을 제거해 비우거나 덮개를 씌우고 수영장과 스파, 연못은 적절하게 관리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려견의 물통과 기타 작은 용기에 담긴 물도 매주 교환해야 한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