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마일 날아온 열정… LA에 울려퍼진 "쏘니" 함성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6000마일 날아온 열정… LA에 울려퍼진 "쏘니" 함성

웹마스터

<맨 위 사진>한인 팬들이 BMO 스타디움 앞에서 태극기를 펼쳐들고 "손흥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구성훈 기자

<중간 사진>한인들이 경기장 앞 잔디광장에서 손흥민의 사진이 새겨진 배너를 들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구성훈 기자

<맨 아래 사진>LAFC-샌디에이고FC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서포터스 섹션에 자리잡은 한인들이 태극기를 펄럭이며 손흥민을 응원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


손흥민 홈 경기 데뷔전 이모저모

서포터스 섹션도 태극기 물결 

"손흥민", "Sonny" 함성 어우러져

대부분 팬들 200달러 이상 티켓 구매


지난달 31일 LA 다운타운 BMO스타디움은 평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휩싸였다. 

"쏘니!", "손흥민!" 함성이 경기장 안팎을 가득 메우며 마치 한국의 축구 경기장을 LA에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목부터 눈에 띄는 광경이 펼쳐졌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손흥민의 이름과 등번호 7이 새겨진 검은색과 금색의 LAFC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물결을 이뤘다. 마치 손흥민의 개인 팬미팅인 양, 그의 이름이 새겨진 옷을 입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였다. 대부분 팬들이 장당 200달러 이상 고가의 티켓을 구입하고 경기장을 찾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손흥민의 고향 강원도 춘천에서 무려 6000마일을 날아온 열성 팬의 모습이었다. 

그는 "손흥민을 보기 위해서라면 지구 반바퀴도 돌 수 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어바인에서 온 40대 한인여성 김모씨는 더욱 인상적인 고백을 했다. 김씨는 "솔직히 손흥민이 LA에 안 왔으면 영국까지 가서 토트넘 경기를 봤을 것”이라며 “앞으로 손흥민의 모든 홈경기를 경기장에서 직접 볼 계획" 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아내 및 두 틴에이저 아들과 함께 경기 관람을 온 박민수(46)씨는 "토트넘에 입단할 때부터 찐팬이었다”며 “오늘 손흥민이 필드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는데 결정적인 두 번의 슈팅이 골로 연결되지 않은 게 너무 아쉬었다"고 말했다.

경기장 입구 LAFC 유니폼 판매점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손흥민 이름이 박힌 유니폼과 티셔츠를 사려는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직원들은 "이런 인기는 처음 본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흥미롭게도 손흥민의 첫 홈경기는 한인 팬들만의 축제는 아니었다. 손흥민 유니폼을 입고 온 멕시코계 루이스 델가도(32)는 "그동안 TV로만 보던 손흥민을 경기장에서 직접 보니 정말 소름이 돋는다. 주변 LAFC 팬들 대부분이 손흥민을 엄청 좋아한다"고 전했다.

경기 내내 서서 응원해야 하는 서포터스 섹션은 태극기로 물들었다. 마치 월드컵 경기장을 연상시키는 장관이었다. 

손흥민이 코너킥을 찰 때마다 골대 주변 팬들의 우렁찬 함성은 LA 다운타운 전체를 울리는 것 같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다양한 국적의 팬들이 하나가 되어 손흥민을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어로 "손흥민!"을 외치는 소리와 영어로 "Sonny!"를 부르는 목소리가 어우러져 진정한 글로벌 스타의 위상을 보여줬다.

경기가 끝난 후 팬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동시에 더 큰 기대감도 엿보였다. 한 팬은 "아직은 적응기라서 팀 동료들과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며 “다음 경기가 더 기대된다”며 여전한 응원 의지를 보였다. 

비록 첫 홈경기는 아쉬운 패배로 끝났지만 BMO 스타디움에 울려퍼진 함성과 열기는 손흥민이 LA에서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갈 시작에 불과함을 예고했다.

BMO스타디움=구성훈 기자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