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정상적 우뇌 발달을 위해서라도…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인터넷과 핸드폰, 그리고 PC나 태블릿 같은 단말기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온 세상이 첨단기술에 익숙해졌다. 특히 이 시대 20~30대와 청소년, 그리고 어린이들은 아날로그 기기에 대해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들을 디지털 네이티브(본토인)라고 부른다.
이들은 “과거엔 인터넷 없이 어떻게 살았나요”라며 궁금해한다. 사실 요즘은 부모나 선생에게 묻고 배울 필요 없이 구글이나 인공지능 앱(app)에 질문하면 거의 모든 답을 얻을 수 있기에 편리하다. 시간을 내어 도서관에 가 책을 들춰 보거나 대여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의 “그늘(shadow)”은 무엇일까? 정보를 쉽게 접하고 답을 찾는 “대가”는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개인정보 노출과 서비스 업체의 집요한 사용자 추적(tracking)이 큰 이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어린아이의 우뇌(right brain) 발달 지장도 큰 대가라고 지적한다.
우반구(뇌의 오른편)는 창의력, 감정 처리, 그리고 총체적 사고에 필수적이며, 구체적인 주요 역할은 시각을 통한 공간 및 입체 처리다. 우뇌는 사물의 모양, 크기, 패턴 등을 인식하며 얼굴 및 표현 인식, 또 타인의 몸짓언어(body language)도 해석한다. 이런 정보를 통해 인간은 사회성을 키우고,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며, 공감대도 구축한다. 우뇌는 또 움직임, 언어, 그리고 예술적 표현(음악, 미술, 공연예술, 시, 등)을 사용해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맡아 한다.
더 나아가 우뇌는 좌뇌와 달리 복잡한 세부 사항 대신 "큰 그림"을 보게 해 준다. 모자이크 조각 하나하나를 분석하는 좌반구(left hemisphere)와 달리 접하는 정보와 사물을 통째로 한꺼번에, 그리고 직관적으로, 인지하게 해 준다. 이 외에도 우뇌는 대단히 중요하고 다양한 기능을 전담하는데, 교육에 관한 중대한 기능은 창의력과 상상력이다. 사실 뇌의 오른쪽 반구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어가 "창의력"과 "직관"이다. 물론, 좌뇌도 이 기능에 협력하지만, 우뇌가 지배적인 역할을 하며, 창의력 및 상상력은 우뇌의 영역이다.
이렇게 우뇌의 역할이 막대한데, 과한 디지털 기기 사용 및 콘텐츠 접속으로 인해 5세 이하 아이의 우뇌가 끊임없이 자극을 받으면 창의력과 상상력이 계발되지 않는다. 이런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아이가 귀찮아서인지, 관리나 통제 없이 아이가 핸드폰이나 태블릿을 장시간 사용하게 내버려두는 부모가 많다.
디지털 콘텐츠는 거의 다 단편적이고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감정 처리에 도움이 안 된다. 또 시간을 많이 소모하게 만들어 창의적 플레이 시간을 제한한다. 즉, 자연탐구, 스토리텔링, 대면을 통한 사회적 상호작용, 등 우뇌가 성장하는 주요 방법과 과정을 단락시킨다는 말이다.
또 하나의 부정적 영향은 감정 조절 장애다. 아이들은 공감능력과 감성지능 발달을 위해 현실세계에서 타인과 소통해야 한다. 그러나, 화면을 과도하게 보면 불안감이나 충동성, 감정적 민감성이 둔화해 무조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장 내놓으라고 떼를 쓰며, 욕구불만을 다스리지 못해 울고불며 난리법석을 친다. 특히, 코비드로 인해 학교를 거의 1년 반 동안 닫은 지역의 교사들은 감정 조절을 못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고 호소한다.
스크린 타임은 신경계에도 스트레스를 주는데, 소음, 빠른 움직임, 밝은 빛은 뇌를 과도하게 자극해 분노,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를 유발한다. ADHD로 진단받는 학생이 왜 이렇게 많은지 생각해 보았나? 인터넷과 컴퓨터, 그리고 핸드폰의 보급과 ADHD의 급증가는 분명 상관이 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시대에 인터넷과 단말기를 100% 피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부모는 교사와 협력해 해결책을 찾아 자녀의 뇌 발달을 도와야 한다. 우뇌 발달을 위해선 보드게임 및 놀이하기, 음악 감상하기, 그림 그리기, 운동하기, 이야기 나누기, 특히 상상하고 공상하기가 필요하다. 또 그냥 아무 것도 안 하고 빈둥빈둥 노는 시간도 필요하다. 인터넷과 핸드폰이 보급되지 않았던 과거에 어떻게 아이들이 살았는지 생각해 보면 금방 답이 보인다.
발전, 발달, 첨단과학 보급, 새로운 기능을 갖춘 핸드폰, 이런 게 무조건 다 좋지 않다. 아니, 엄청난 대가를 요구한다. 아이를 정말 사랑한다면 핸드폰이나 태블릿 사용을 통제해야 하며, 더 많은 대화, 더 많은 신체적 접촉, 더 많은 추억 만들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