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 통해 21명 아기 출산 '경악'
대리모를 통해 21명의 아이를 출산하게 한 아케디아 거주 중국계 부부./KTLA
아케이디아 중국계 부부 '엽기'
아동학대 혐의로 전모 드러나
'혹시 인신 매매' 의혹도 불거져
무분별 대리모시장 폐해 지적
남가주 아케이디아에 거주하는 중국계 부부가 전국 각지의 대리모를 속여 21명의 아이들을 출산하게 한 뒤, 한 집에서 키운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KTLA, KABC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대리모 스캔들’이 발각된 것은 지난 5월 머리에 외상을 입은 생후 2개월된 아기가 병원에 실려오고 경찰이 아동 학대 수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경찰은 부모인 궈준 쉬안(65)과 실비아 장(38) 부부에 대해 중범죄 아동위험 방조 등의 혐의로 체포했으며, 이후 부부는 보석으로 풀려났다. .
하지만 경찰은 이후 압수한 부부의 주택 CCTV를 통해 생후 2개월에서 13세에 이르는 아동 15명이 모두 한 집에 거주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또 다른 6명의 아이들은 다른 집으로 옮겨진 상태였다. 아이들중 17명은 3살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은 모두 당국에 의해 격리조치된 상태다.
경찰은 "대부분 아이들이 텍사스에서 플로리다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의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부부가 아이들의 법적 보호자"라고 밝혔다.
KTLA에 따르면 부부는 주로 ‘마크 서러거시(MarkSurrogacy)’ 등 대리모 중개 회사를 통해 텍사스와 펜실베이니아, LA 등의 여성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대리모들에게는 불임으로 인해 아이를 갖기 어려운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일부 대리모들은 같은 시기에 임신을 하기도 했으며 사산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서러거시'를 통해 부부와 만났다는 텍사스 출신의 27세 대리모는 난임 가정을 돕는다는 생각에 체외 수정을 하고 지난 3월 출산했지만 두 달 후 아이가 위탁가정에 맡겨진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대리모가 주변에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아이들의 '출생과정'에 대해 연방수사국(FBI)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번 스캔들과 관련 아동학대 혐의 등의 케이스로 사건을 LA검찰로 넘길 예정이다.
아동 학대를 당한 것으로 보이는 생후 2개월 아기는 현재 입원한 상태다. 부모는 체포됐지만, 아동 학대 혐의로 혐의를 받고 있는 보모 춘메이 리(56)는 도주한 상태다. 경찰은 이 보모가 아기를 격렬하게 흔드는 모습이 집안의 CCTV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
'아기공장'을 연상케 하는 이번 스캔들이 터지면서 무분별한 대리모 시장에 대한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리모 시장은 매년 성장가도를 달리며 지난해 시장 규모는 50억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대리모 관련 에이전시나 출산 병원이 정부의 규제를 제대로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 생명윤리문화센터의 칼리 펠 대표는 "대리모를 통해 20명 이상의 아이를 낳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왜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이 경우 인신 혹은 아동 매매를 의심할 정황이 된다”고 말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