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유일한 한국음악과를 지켜주세요"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미국 내 유일한 한국음악과를 지켜주세요"

웹마스터

UCLA 강가민 교수(위)와 2024년 5월 한국 앙상블의 스프링 페스티벌팀 모습.  /강가민 디렉터


강가민 UCLA 한국음악학 디렉터


전국에서 유일한 대학 정규 과목

1968년 시작, 기금부족 중단위기

한국 전통문화 전파하는 첨병구실

"한인 모두 관심 갖고 지켜냈으면" 



UCLA에 민족음악학과가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이란, 멕시코 등 15개 이상의 민족음악 프로그램(앙상블)이 있다. 한국 앙상블(Music of Korea Ensemble)은 한국 전통음악을 한인은 물론 타인종 학생들에게 전수하며 한국 음악과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학생들은 가야금, 사물놀이, 단소, 피리 등 전통악기 연주를 배우고 창과 민요를 익힌다. 해마다 봄에는 캠퍼스에서 스프링 페스티벌을 열어 발표회를 겸한 공연을 펼친다. 또, 졸업생들과 연계한 동호회 활동으로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리는 각종 커뮤니티 축제에도 참가해 한국의 소리를 전파한다. 


UCLA 한국 앙상블은 미 전국에서도 유일하게 크레딧(2학점)을 인정받는 정규과목으로 편성돼 있다는 것도 아주 특별하다. 지난 2022년 봄학기부터 한국 앙상블을 지도하고 있는 강가민 디렉터는 “미국에서 한국 전통음악을 다양하게 가르치는 곳은 UCLA가 유일하다. 메릴랜드와 켄터키주 정도에 사물놀이만을 가르키는 곳이 있는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한국의 전통과 문화 전파의 선봉에 선 UCLA 한국음악학과가 기금부족으로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한다. 현재도 봄이나 겨울 학기만 운영할 만큼 파행을 겪고 있다는 게 강 디렉터의 설명이다. 1968년 시작했지만 기금부족으로 10년간 운영이 중단됐다 강 디렉터가 부임하면서 재개된 상황이다. 


강 디렉터는 그동안 펀드를 후원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LA총영사관이나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물론이고 커뮤니티 활동 참여 등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여의치 않았다. 국제교류재단 지원을 받기 위해 학교 측과 많은 서류작업을 하며 기대를 했지만 ‘20~30년 전에 지원한 바 있는데도 궁극적으로 학교지원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또, 총영사관에서도 지역 문화단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주려고는 했으나 무산됐다. 총영사관에서는 결과적으로 ‘제3 세계 단체 지원’ 에 더 주력한 것으로 들었다. 커뮤니티 행사 참여를 통해 오래된 악기라도 교체하는 계기가 됐으면 했지만 그마저도 어려웠다.”


54c8780668c990bd6ff2baaf0a2ae3be_1752168547_5279.jpg
강 디렉터는 “UCLA 민족음악학과에서 한국은 물론이고 모든 민족 앙상블은 자체 펀드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에서 지원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국 기관들의 이해가 부족한 듯 하다"며 "
한국 음악 프로그램은 기금부족으로 1~2년 후면 문을 닫아야 할 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강 디렉터는 “정부차원에서 한국을 알리기 위해 한국학, 한국어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많은데, 정작 한국의 정서와 문화의 바탕을 알리는 전통음악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국에서 국립국악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 국악과에서 박사를 한 강가민 디렉터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수석단원을 역임했다. 피리, 가야금을 전공했으며 고교시절부터 단소, 태평소, 생황 등 여러 악기를 배워 연주에 모두 능하다. 2010년 정부 기관에서 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프리랜서로 세계 여러 공연 예술무대에 올랐다. 현재 UCLA에서 한국 앙상블 외에 K-팝 아카데미, 즉흥음악- 다문화 앙상블 등을 지도하고 있다. 


강 디렉터는 “한국음악 프로그램을 위해 UCLA에 온 만큼 애정도 사명감도 있다. 미국 내 유일한 정규과목인 UCLA의 한국음악과를 지키는 것은 한국음악의 미래를 밝히고,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인 만큼 뜻 있는 분들의 후원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  https://giving.ucla.edu/campaign/donate.aspx?fund=61281o  


김문호 기자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