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 카드, 준비된 학생 아니면 효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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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 카드, 준비된 학생 아니면 효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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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가 단순히 RD보다 합격률이 높다고 쉽게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이비리그 컬럼비아대 캠퍼스. /Columbia University


얼리 디시전(ED)의 장단점은

잘 쓰면 약, 못쓰면 독, 전략적 접근 필요

합격률 평균 60% 높지만 강한 경쟁력 갖춰야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교생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정말 가고 싶은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까’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대학 교수와 함께 하는 리서치 프로젝트, 경쟁력 있는 서머 프로그램, 지역 내 드림스쿨 동문과의 네트워킹, 심지어는 SNS 활동까지 활용해 자신을 어필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은 바로 조기전형 방식 중 하나인 “얼리 디시전(ED)으로 지원하면 합격률이 높아지느냐”는 것이다. ED는 몇 가지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다. 따라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ED 카드를 잘못 썼다가는 땅을 치고 후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


◇왜 합격률이 높아 보일까

대부분의 명문대학에서 ED의 합격률은 정시지원(RD)보다 높게 나타난다. 

단순 수치만 보면 ED가 마치 ‘덜 어려운’ 전형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착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ED로 지원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준비가 잘 된, 자격이 뛰어난 지원자들인 경우가 많다. 이미 고등학교 초기부터 해당 대학을 목표로 준비해온 경우가 많고, SAT나 GPA 등 기본적인 지표도 평균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계획성, 목표의식, 디테일한 준비 면에서 RD 지원자보다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말로 합격률을 높여줄까

통계적으로 보면 ED로 지원할 경우 합격 가능성은 평균적으로 약 60%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어떤 대학의 RD 합격률이 4%라면, ED 합격률은 6.4% 수준이 될 수 있다. 입시 경쟁이 치열한 최상위권 대학에서 이 같은 상승폭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차이다.

다만, 대학의 선발 기준이 덜 엄격한 경우에는 ED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즉, 합격률 상승은 절대적인 수치보다도 대학의 성격과 지원자의 경쟁력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대학들이 ED지원자를 선호하는 이유

대학이 ED 지원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확실성’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ED는 합격하면 의무적으로 그 대학에 진학하는 구속력 있는 전형이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일드율(yield rate)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일드율은 합격자 중 실제로 등록하는 비율을 말한다. 일드율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예산 책정, 기숙사 운영, 교수 인력 배치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대학 랭킹 산출에서도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터프츠 대학의 입학사무처장 캐런 리처드슨은 “ED 지원자들은 이미 우리 대학을 ‘1순위’로 선택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불합격시키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터프츠는 얼리 액션(EA)은 시행하지 않는데 이는 구속력 없는 EA로는 일드율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ED의 단점은

ED는 장점만큼이나 분명한 단점도 존재한다. 

우선, 한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고, 합격시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제한이다. 보통 ED결과는 다른 대학에 RD로 지원하기 전인 12월 중순에 나오기 때문에 합격하면 RD지원은 깨끗이 포기해야 한다. 따라서 여러 학교의 재정지원 패키지를 비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ED를 고려하는 학생은 해당 대학의 NPC(Net Price Calculator)를 통해 예상 비용을 미리 계산해보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인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대학이 충분한 재정 지원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예외가 있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따른다. 그러나 ED 역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학생들은 RD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 RD 원서 마감이 1월 초에서 중순 사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ED결과 발표 후에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할 수 있다.

◇EA는 얼마나 유리할까

EA는 ED와 같은 시기에 지원할 수 있지만 합격하더라도 반드시 등록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구속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대학은 EA 지원자에게 어느 정도의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퍼드 등 최상위권 대학이 운영하는 싱글초이스 EA(SCEA) 또는 제한적 EA(REA)는 일반 EA보다 더 큰 장점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버드의 2022년 가을학기 입시에서 REA 지원자의 합격률은 7.87%로 전체 평균 합격률보다 3~4%포인트 높았다. EA는 여러 대학에 지원 가능하면서도 조기 전형의 혜택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는 선택지로 구속력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에게는 보다 유연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조기전형, 전략이 필요하다

ED나 EA는 자신의 스펙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 무작정 지원한다고 유리해지는 제도가 아니다. 역량, 재정 상황, 해당 대학에 대한 열정 등을 면밀히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ED는 합격하면 꼭 그 대학에 가야하는 제도인 만큼 지속적인 준비와 신중한 선택이 필수다. 입시 전문가들은 “조기 전형은 선택이 아닌 전략”이라며 “성급한 결정보다 현실적인 판단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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