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대중화 이끈 앳킨슨 74세로 별세

애플 출신 ‘더블 클릭’, ‘풀다운’ 창시자
어려운 명령어 대신 직관적인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도입해 개인용 컴퓨터(PC)의 대중화에 기여한 개발자 빌 앳킨슨<사진>이 지난 5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뉴욕타임스(NYT)는 애플 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앳킨슨<사진>이 캘리포니아주 포톨라 밸리에서 사망했다고 7일 전했다. 유족은 페이스북을 통해 앳킨슨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51년 캘리포니아주 로스 가토스에서 태어난 앳킨슨은 워싱턴대학교 대학원 재학 중이던 1978년, 애플의 전 CEO인 스티브 잡스의 권유로 애플의 51번째 직원으로 입사했다.
잡스가 젊은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을 데리고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던 1980년대 초, 잡스와 앳킨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애플에서 앳킨슨은 매킨토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그래픽 시스템인 '퀵드로(QuickDraw)’를 개발했다.
퀵드로는 데스크톱, 폴더, 파일, 애플리케이션 등의 아이콘을 표시해주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전에는 개인용 컴퓨터는 그래픽이 아니라 텍스트 중심으로 돌아갔고, 난해한 명령어를 입력해 제어해야 했다.
그러나 퀵드로를 통해 여러 소프트웨어상에서 그래픽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까닭에 퀵드로는 매킨토시 컴퓨터의 핵심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로 꼽힌다.
사용자가 마우스 버튼을 연속으로 두 번 클릭하면 파일이나 폴더, 애플리케이션을 열 수 있는 '더블 클릭', 버튼을 클릭해 활성화하면 그 아래 하위 메뉴들이 펼쳐지는 '풀다운 메뉴'도 앳킨슨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이 밖에도 매킨토시 초기의 주요 프로그램인 '맥페인트'와 '하이퍼카드'도 개발했다.
디지털 그리기 프로그램인 '맥페인트'를 통해 전문 기술이 없는 일반 사용자도 컴퓨터 화면에서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하이퍼카드는 프로그래머가 아닌 사람도 응용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응용 프로그램으로 '월드와이드웹'(WWW)의 전신으로도 평가된다.
앳킨슨은 1990년에는 애플을 떠나 소프트웨어 기업 '제너럴 매직'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경영난 등으로 2004년 문을 닫았다. 그는 이후에는 자연 사진작가로도 활동했고 2004년에는 사진집을 출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