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친중, 반미와 교육자의 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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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친중, 반미와 교육자의 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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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송

뉴 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1991년 UCLA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그때 한국에서 유학 온 “선배”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미국으로 유학와 또다시 석사과정을 거쳐 박사학위를 따야 했기에 나보다 나이가 많았고, 영어 사용에 고충이 심했다. 가끔 그들이 소논문(페이퍼) 편집을 부탁하면 최선을 다해 도왔고, 그런 페이퍼를 통해 주제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주장을 알 수 있었다. 



한 번은 한국인인 M 교수가 UCLA를 방문해 논술 주제발표를 했고 이후, 한국인 학생들과 술자리가 마련되었다. 나는 술을 하지 않아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나중에 M 교수를 숙소로 모셔 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 그런 정서와 문화가 낯설었지만, 아무튼 술자리에 참석했다. 



자, 상상해 보라, 한국어가 모국어인 5~6명의 정치과 박사과정생들, 영어로 수업을 듣고 영어로 페이퍼를 써내고 영어로 토론에 참여하기에 답답했던 그들과 M 교수가 한자리에 모였을 때 분위기가 어땠을지. 정치학 교수들은 말을 잘한다. 어떤 주장을 할 때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지 않는다. 증거와 자료를 들어 주장을 뒷받침하고, 또 타인의 주장을 예리하게 판단하고 맹점을 지적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썰”이 가장 센 M 교수가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고기 굽기를 도맡았는데, 그들이 술에 취해가며 나눈 대화가 지금도 기억난다. 



그중 가장 기억나는 주제는 친미에서 친중으로 노선을 갈아타야 한다는 점이었다. 아니, 35년 전에 친중, 친미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고? 그렇다. 특히 M 교수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이대로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라며 열변을 토했다. 왜 미국에 그렇게 많은 돈과 대가를 지불하며 기지를 제공하고, 억지로 무기를 사들이고, 죄를 범한 미군도 처형 못하는 대한민국은 미국의 일개 시장이요 신식민지에 불과하다는 등 M 교수는 진보의 선을 넘은 주장을 펼쳤다. 미국이 자주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도 했다.  



M 교수는 대한민국이 살길은 친중, 강대국의 참여 없는 자주통일, 그리고 유럽같이 동북아시아 화폐 통합이라 침을 튀기며, 술잔을 연달아 비우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중국이 지리적으로 더 가깝고, 미국보다 시장이 더 클 것이고, 친중 정책이 통일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며,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과 어우러지면 통일한국이 금방 일본을 능가하는 경제 파워가 될 것이라 했다. 이론적으론 가능한 주장이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튼 자정이 넘게 이런 대화가 오갔는데, 나는 가능한 한 입을 다물고 있었다. M 교수를 차에 태워 숙소로 갈 때, 그가 나에게 “자네는 교포라서 우리와 생각이 다를 것 같은데”라고 물어왔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명확히 다음과 같이 말했다.


6.25 전쟁은 분명 소련의 지원을 받은 김일성과 북한의 도발이었고, 미국은 남한이 공산국가가 되지 않게 도운 은인이며, 주한미군 없이는 막대한 국방비 지출로 인해 한강의 기적이 지연되었거나 이루지 못했을 확률이 높고, 친중이 정말 나라와 국민을 위한 방향인지, 정말 살길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M 교수는 “자네는 미국물을 먹어 전형적인 미국의 입장만 고집하고 있군… 그래서 우리와 생각이 달라….” 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버터를 먹고 미국에 살았기에 내 생각이 틀리거나 물들었고, 또 그의 생각이 더 옳고 더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이라 단정할 수 있을까? 어쩌면 한반도 밖에서 살았기에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진 않았을까?



M 교수는 차후 한국에 돌아가 교수로 활동하다 문재인 정권의 정치고문 및 대통령 특사로 활약했다. 그런 사상과 철학과 시각을 가진 분이 대통령의 자문이었기에 친북, 친중, 반미 정책을 권했을 것이다. 그는 또 사드 배치 건에 대해 무기를 억지로 파는 미국이 정말 동맹국이냐는 말까지 해 국제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념 갈등이란 소용돌이 속에 있다. 그리고, 이런 교수의 영향을 받은 자들이 40대, 50대, 60대 초반이기에 그들이 친중, 반미를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교육의 힘이 대단하고 교육자의 사상과 철학이 중요하다 믿는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진실이다. 자신과 같은 사상을 가진 제자를 배출하는 것, 즉 복사판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중대한 교육자의 임무는 진실을 추구하고, 사실에 근거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용기를 내어 행동하도록 제자들을 훈련시키는 것이라 믿기에, 오늘도 나보다 더 낳은 사람을 배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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