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계란값...한 푼이라도 아끼려 농장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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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계란값...한 푼이라도 아끼려 농장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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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치노에 위치한 계란 농장에 수 백대의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 ABC7 뉴스 화면

8일 치노에 위치한 계란 농장에 계란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계산대에서 대기하고 있다. / ABC7 뉴스 화면




남가주 곳곳 알뜰족들 장사진

치노에는 아침부터 수백대 차량  



조류독감 확산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남가주 농장들에 계란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몰리고 있다.


ABC7이 9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치노에 위치한 마우스트 캘리포니아 가금류 농장(Maust's California Poultry Farm)의 주차장에는 수 백대의 차량들이 줄 지어 서있다. 농장 앞에는 오전 7시부터 계란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긴 줄이 늘어서 있으며, 고객들은 약 한 시간씩 기다려 계란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 측은 “오전 11시 전량이 모두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매주 방문해 조류독감 검사를 진행한다”며 “한 번이라도 양성 반응이 나오면 농장 전체 새들을 안락사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전역에서 조류독감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부족해지자, 많은 대형 식료품점들이 계란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남가주 전역의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를 비롯한 대형 마트들은 고객당 구매할 수 있는 계란 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스프라우츠 마켓(Sprouts Market)과 코스트코(Costco) 등도 계란 구매 수량을 제한한 상태다.


이와 같은 구매 제한은 한인 마트도 마찬가지다. 시온마켓(Zion Market)의 좐 윤 지점장은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고객 한 명 당 계란 한 판으로 구매 제한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개닉 계란은 한 달째 공급이 차단됐고, 케이지 프리 계란은 다음 주에 입고될 예정”이라며 “계란 유효 기간이 2주에서 3주로 짧기 때문에 판매량이 급격히 줄고 가격이 급등하는 특수 상황에서는 적정량만 조달해 들여오기 때문에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온마켓의 계란 코너 선반에는 20개 한 판이 기존 13.99달러에서 16.99달러로 판매되고 있으며, 마당몰에 있는 H마트에서는 케이지프리 라지 계란 한 더즌이 11.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아캐디아의 H마트의 한 관계자는 “한 가구 당 계란 두 개씩 구매 제한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트 올림픽 불러바드에 위치한 한남체인(Hannam Chain Supermarket)은 계란 한 더즌 당 11.99달러에서 12.99달러이며 아직까지 계란 구매 제한은 두지 않고 있다.


8일 농장을 찾은 치노 거주자 시틀리 리예스는 “지난주 계란 한 판(12개)이 11.50달러였는데, 이번 주에는 16.50달러로 올랐다”며 “최근 마트에서 계란을 찾았지만 모두 품절된 상태다”고 말했다. 치노힐스에 거주하는 이준희(34)씨는 “계란값이 비교적 저렴한 트레이더 조스를 찾았지만, 2주째 계란 선반에는 다른 제품만 놓여 있고, 계란은 품절 상태다”며 “계란 구매에 제한까지 두고 있어 상황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전했다.


이번 계란 품귀 현상은 조류독감이 미 전역의 가금류 농장을 강타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미 전역에서 수천만 마리의 새들이 살처분됐으며, LA 카운티 내 일부 농장도 조류독감의 영향을 받았다. 최근 3개월 동안 미 전역 조류독감에 감염된 새들이 급증했으며, 지난 달 한 달 동안 약 2300만 마리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계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상승했으며,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우미정 기자 la@chosunl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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