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기독교 인문학] 통찰력과 실천력이 만난 기도회
1896년 11월 24일 자 독립신문에 실렸던 유명한 연설문이다. “조선이 독립을 하면 미국과 같이 세계에 부강한 나라가 될 터이요 만일 조선 인민이 합심을 못 하여 서로 싸우고 서로 해 하려고 할 지경이면 구라파에 있는 폴란드란 나라 모양으로 모두 찢겨 남의 종이 될 터이라. 세계 역사에 두 본보기가 있으니 조선 사람은 둘 중의 하나를 뽑아 미국같이 독립이 되어 세계에 제일 부강한 나라가 되든지 폴란드 같이 망하든지 좌우간에 사람 하기에 있는지라 조선 사람들은 미국같이 되기를 바라노라.”
나라의 장래를 걱정했던 이조 말엽 장관급 관료의 연설이다. 그는 청나라, 러시아, 일본 등 열강의 틈바구니에 신음하는 조국의 독립을 역설했다. 그는 독립협회 창립을 주도했고 독립협회 회장을 지냈다. 그는 독립문을 건립할 때 가장 많은 액수인 당시 100원이라는 거금을 쾌척했다. 그는 육영공원에서 영어를 배워 미국 공사를 지냈고 한때 대표적인 친미파였다. 그는 이완용이다.
지금에야 매국노로 비판 받지만, 이완용은 고종이 총애했던 충신이었다. 그는 명석했고, 세계정세를 읽는 통찰력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미국처럼 독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그는 거친 현실을 이기지 못했다. 그는 외부대신에서 학부대신, 평양 관찰사, 전북 관찰사로 계속 좌천당하는 쓴맛도 보았다. 청나라와 러시아를 차례로 꺾고 신흥 패권국이 된 일본의 힘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실천력(實踐力)부족으로 그의 통찰력과 충성심은 빛을 잃었다.
요즘 모든 한국인(Korean)은 아프다. 혼란스러운 모국 대한민국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대통령은 수감자가 되었고 반으로 나눠 맹렬히 싸우는 조국의 현실은 우리 모두를 아프게 한다. 6·25동란 이후 지금처럼 기도가 절실한 때가 없었다. 모두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윗의 어려운 시절에 많은 지파가 다윗을 도우러 나왔다. 그 중에 잇사갈 지파 지도자 200명은 시세를 알고, 마땅히 행할 것을 알았다(대상12:32). 그들은 시세를 아는 통찰력과 행할 줄 아는 실천력을 갖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통찰력(洞察力)과 실천력(實踐力)을 갖춘 건강한 지도자들이었다.
건강한 지도자는 시대를 분별하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통찰력이 있어야 지도자 구실이 가능하다. 아울러 지도자는 행할 것을 알고 행동하는 실천력이 필요하다. 통찰력이 없는 실천은 위험하며 천박하고 실천력이 없는 통찰은 실(實)없고 공허하다.
성경과 역사에서 쓰임 받는 인물들은 통찰력과 실천력을 갖춘 인물들이다. 사무엘, 다윗, 에스라, 느헤미야, 하박국 등등이 시세를 알고 행할 것을 알았던 지도자들이다. 바울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자 그에게 새로운 통찰력이 열렸고, 불타는 열정으로 강화된 실천력으로 세계를 뒤집어 놓았다. 이 시대도 이런 통찰력과 실천력을 갖춘 하나님의 사람들이 쓰임 받는다.
혼란에 빠진 조국, 새 대통령이 취임한 미국, 활활 타는 LA 산불 모두 우리에게 기도를 명령한다. 기도의 필요성을 보는 것은 통찰력이고 시간과 맘을 쏟아 기도하는 것이 실천력이다. <국가를 위한 특별 기도회>에 통찰력과 실천력을 겸비한 믿음의 사람들이 힘을 모은다. 통찰력과 실천력을 갖춘 기도자들이 하나님과 기도 응답을 체험하는 복된 기도회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