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결산] ① AI가 만드는 휴머노이드 로봇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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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결산] ① AI가 만드는 휴머노이드 로봇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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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 IT전시회인 CES 2025가 지난 10일 나흘간 일정을 마감했다. 사진은 개막일인 지난 7일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로봇기업 리얼보틱스가 전시한 인간형 로봇 '아리아(Aria)' 테슬라의 옵티머스. (위에서부터)  /연합뉴스·AP


4만여명 참관, 지난해보다 5%↑ 

160개 국에서 4500개 기업 참가

참가기업 수, 미국·중국·한국 순 

기술산업의 트렌드와 방향 제시


지난 7∼10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5에 총 14만1000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3만5000명보다 약 5% 늘어난 수준으로, 2024년 참가자 수가 전년 대비 17% 늘어난 것에 비해 올해는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참가 기업 수는 160여개국에서 4500여개에 달했다. 4300여개 기업이 참가했던 지난해보다 약 5% 늘어난 수준이다. CTA는 또 전 세계 미디어도 6000곳 이상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참가국으로는 미국 기업이 1500여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1300여개로 두 번째로 많았다. 



한국도 10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세 번째로 많았다. 한국 참가 기업이 1000개를 넘은 것은 역대 처음으로, 지난해(760여개)보다는 50% 늘었다. 스타트업 전시관이 마련된 베네치안 엑스포 내 유레카파크에 부스를 차린 스타트업은 1300여개로, 이 중 한국 스타트업만 600여개에 달했다.



올해 CES 주제는 '몰입(dive in)'으로, 기술을 통해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CES 2025를 결산한다. 



◇ AI, 일상 속 도우미로 들어오다

I지난해 행사에서 전면에 배치된 AI는 올해는 기술 소개 수준을 넘어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음이 확인됐다. AI가 모든 영역에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요소가 됐고, 이제 AI는 로봇과 결합해 인간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 가속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AI가 주로 컴퓨터와 휴대전화 속에서 앱 형태로 구현됐다면 이번 CES에서는 AI는 이를 벗어나 도우미(assistant)로서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AI는 모든 책을 원하는 언어로 읽어주는 것부터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정답 여부를 체크하고 풀이 과정까지 설명해 주는 '가정교사' 역할을 한다.


냉장고가 유통기한이 다 돼 가는 식재료를 알려주고 부족한 식재료도 주문해 주는 기술도 선보였다.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법을 알려주는 것은 기본이다. 이용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로봇 청소기 등 가전제품과 대화도 할 수 있다. AI 음성비서가 이들 제품에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잠을 잘 때에는 심박수와 호흡 등을 감지해 알아서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건조해 기침할 때는 따뜻한 물 한 잔을 권하기도 한다. 


가족 구성원의 생활 패턴까지 파악해 각 구성원에게 맞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매장에서는 점주의 사전 설정에 따라 자동으로 영업 준비를 한다. AI가 탑재된 로봇청소기는 양말이나 수건 등 가벼운 물건을 감지해 학습된 위치에 가져다 놓고 로봇팔을 이용해 물건을 치운 뒤 나머지 공간을 청소한다. 사람과 체스나 바둑을 직접 둘 수는 로봇도 선보였다. 카메라를 통해 로봇 앞에 있는 체스나 바둑판을 인식해 상대방이 체스말이나 바둑돌을 두는 것에 따라 미리 학습된 인지에 따라 로봇팔을 움직여 게임을 한다. 차 안에서는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지면 경고등을 켜서 안전 운전을 유도하고, 건물이나 조형물의 정보를 알려주고 외국어 표지판은 알아서 번역해주기도 한다.


◇ 로봇과 결합한 AI…리얼보틱스 '아리아'

AI는 이제 로봇과 결합한 형태로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로의 가속화를 예고하고 있다.

AI 칩으로 AI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CES 개막 하루 전인 지난 6일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과 로봇 개발을 위한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를 발표했다.


코스모스는 자율주행과 로봇이 인간과 같은 수준의 지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현실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엔비디아는 10여년 전 AI 칩과 함께 엔비디아의 제품 위에서만 구동하는 AI 개발 플랫폼 '쿠다(CUDA)'를 발표하며 AI 시대를 예고했다.


이번에는 로봇과 자율주행이라는 '물리적(Physical AI)' 개발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AI가 로봇에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임을 전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은 "로봇을 위한 챗GPT의 모멘트가 다가오고 있다"며 챗GPT가 AI시대를 열어젖힌 것처럼 조만간 물리적 AI시대도 곧 다가올 것임을 시사했다. 코스모스는 물리적 AI의 모든 개발자가 일반 로봇 개발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모든 개발자가 범용의 로봇 공학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돼 온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가장 잘 알려진 휴머노이드 로봇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옵티머스'다. 수년 전부터 이 로봇을 개발해 온 테슬라는 올해 시험 생산해 자체 공장에 배치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대량 생산을 통해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는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테슬라의 경쟁자로 평가받는다. 피규어AI가 개발한 최신 휴머노이드 '피규어02'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자동차업체 BMW공장에 시범투입돼 사람처럼 자동차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리얼보틱스가 만든 인간형 로봇 '아리아'도 눈길을 끌었다. 머리카락과 피부를 비롯해 인간과 유사한 외모로 제작된 이 로봇은 눈에 달린 카메라와 AI를 통해 상대를 인식하고 대화할 수 있다. 대당 판매가는 7만5000달러 정도. 


중국 업체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가세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기조연설 때 코스모스를 발표하면서 14개의 로봇을 무대에 올렸다. 이 중 6개 로봇이 중국 기업이 개발해 온 로봇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은 작년 11월 키 178cm, 몸무게 70kg, 62개의 관절이 있는 로봇을 출시했고, 애지봇은 앞서 8월 휴머노이드 5종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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