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용 관장은 언론인이자 초기 이민 자료를 미주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역사가이면서 한인타운의 산증인이다.

대한인국민회 100년사 발간 민병용 LA한인역사박물관장

LA 지역에서 한인의 이민 역사와 독립운동자료 하면 딱 떠오르는 이가 있다. 바로 LA 한인역사 박물관 민병용 관장(82)이다. 그는 최근 ‘대한인국민회 100년사’를 펴냈다. 그는 항상 누군가는 했어야 할 일을 해 왔다. 민 관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0년 12월 한국일보 제26기 수습기자로 입사한 그는 1973년 문교부 유학시험을 쳐서 합격해 미국 땅을 밟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중 1974년 10월부터 한국일보 서울 본사 파견 기자로 LA 지사에서 신문기자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이때부터 다양한 특종 기사로 이름을 날렸으며 한국일보를 떠나서도 독립운동과 이민사 주요인물 관련 자료 수집 및 집필을 지금까지 계속해왔다. LA한국일보 근무 당시 그가 특종보도 한 ‘어린이 고추사건’은 한국에서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가서 어린애가 예쁘다고 함부로 고추를 만졌다가는 아동 성범죄로 최소 3년형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LA지사 편집국장(1978. 10-1980. 3), 한국일보 미주본사 편집국장 (1984.9-1988.9), 논설위원 등으로 20여 년 근무한 그는 1998-1999년 한국일보 캐나다 본부장(사장)을 끝으로 30년의 신문기자 생활을 마감했다. 민 관장은 이후 LA에서 ‘피플 뉴스’(2000-2006년)를 발간하며 한인들의 역사를 발굴하고 좋은 사람을 찾아서 소개했으며 2009년부터는 ‘시티즌스 뉴스’를 펴내 한인 역사박물관 소식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 그의 별명은 ‘맛있다’이다

그는 팬데믹 이전 까지만 해도 매일 그리피스산을 오르락 내리락 할 만큼 걷기 운동에 푹 빠져 살았다.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벌이면서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잘 먹었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친구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맛있게 먹는 그를 보고 ‘맛있다’라는 별명을 지어주었을 정도. 과일, 채소, 고기 등을 골고루 먹지만 특히 즐겨 하는 것은 ‘바나나’이다. 매 식사 후 디저트로 바나나 1개씩을 먹을 만큼 애호가이다. 바나나는 피부, 소화계, 기분전환, 빈혈 퇴치에 도움을 주며 포만감까지 준다. 바나나는 섬유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장의 운동을 촉진하고 변비를 없애준다. 궤양을 치료하기 위한 천연 치료법으로 바나나를 먹기도 하는데, 위산을 중화시켜주고 염증을 완화해 주기 때문이다. 천연 피로회복제 역할까지 하니 이보다 유익한 과일은 없다고 여긴다고. 워낙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치매에 대한 예방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 대한인국민회 100년사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이사장 클라라 원·이하 기념재단)은 최근 ‘대한인국민회 100년사’를 공개하며 발간기념회를 가졌다. 민 관장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지난한 작업이다. 차세대 뿌리교육을 위한 ‘대한인국민회 100년사’ 영문 편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면서도 그가 수집한 자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인터넷 한인역사박물관(kahistorymuseum.org)’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인명자료 뿐 아니라 독립유적에 대한 탐방기록과 행사들도 정리돼 있다. 이외에도 지난 1974년부터 40여년간 그는 수많은 자료를 수집해 왔다. 1948년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LA한인회관을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한 한인여성지도자 소니아 석의 일대기를 담은 ‘맨발의 소니아 석’을 1984년 간행한 것을 시작으로 총 17권의 책을 집필하였다. 미주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자료들을 한인역사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민자료를 수집하여 다음세대에 전하는 것하고 한인 2세, 3세들에게 한인역사를 교육할 비전을 갖고 있는 민병용 관장의 다음 행보가 매우 기대된다.

이훈구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