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송 회장 "올드타이머들 꼭 한 번 모시고 싶었습니다"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한 이영송 회장이 21일 축하연이 열린 옥스포드호텔 2층 볼룸에서 행사를 준비하던 중 미주조선일보LA를 위해 포즈를 취했다.(위) 행사 참석자들이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김문호 기자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 축하연
및 올드타이머 감사 잔치' 개최
"한국전 참전 미군 위안 행사,
교민청 추진 등 봉사활동 평가"
"박찬호 후원회장 활동도 추억"
"훈장 탄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큰 상 탄 것을 축하하기보다 이를 계기로 LA한인타운을 만들고 한인사회를 함께 발전시킨 올드타이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오래 전 가졌던 그런 생각을 이번에 실천할 수 있게 돼 그게 더 감사합니다."
21일 한인타운 옥스포드팔레스호텔에서는 한미문화교류재단 이영송 회장 주최로 '올드타이머 감사 잔치'가 열렸다. 자신의 석류장 수상 축하연을 겸해 이 회장은 이날 자리를 올드타이머들과 함께 지난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계획했다. 실제 100여 명이 넘는 초대손님들도 대부분 이민 40~50년을 넘긴 시니어들이었다.
"1975년에 미국에 왔으니 벌써 50년 전 일입니다. 그동안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했던 분들 중 세상을 뜬 분들이 많아요. 더 늦기 전에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평안북도 태천이 고향인 이영송 회장은 1943년생이다. 서울대 치대와 연세대 치대 전문의 과정을 거쳐 50년 전 미국에 왔다. USC 치대에서 공부를 더 하고 치과를 개업해 아메리칸드림을 이뤘다. 이 회장은 치과사업을 하면서도 올드타이머들과 한인사회를 위해 많은 봉사를 했고, 이번 석류장 수상은 바로 그런 이들과 함께 한 영광이라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
이날 1부 행사에서 제일 먼저 환영사를 한 A&E기독교재단의 이용기 회장도 "주위 사람이 잘 되니 이런 좋은 자리가 마련됐다"며 이영송 회장의 석류장 수상을 에둘러 축하한 뒤 "타운의 올드타이머들은 거의 다 모인 듯 하다. 모두에게 좋은 자리가 되고 더욱 건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제18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고, 지난 18일 LA총영사를 통해 상과 배지 등을 전수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재외동포청이 생겼는데 사실, 20여년 전 한미문화교류재단을 설립, 이 자리에 온 몇 몇 올드타이머들과 교민청 설립을 추진했었다. 또, 한국전 참전 미군 위안 행사를 하는 등 한국과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것을 평가받았다고 생각한다. 상을 준 한국정부와 지금 이자리에 축하하러 온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석류장 수상의 또 다른 이유로 이 회장은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 박찬호 이야기도 꺼냈다.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을 할 때 다저스 피터 오말리 구단주와 안면을 텄는데, 그런 인연으로 박찬호가 1994년 다저스에 입단하는 데 힘을 보탰고, 다시 박찬호의 맹활약으로 4.29 폭동의 아픔이 여전했던 당시 한인사회가 활력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게 이 회장의 말이다. [이 회장은 오말리 구단주를 통해 박찬호를 알았고, 다저스 입단의 걸림돌이던 병역문제 해결을 위해 당시 김영삼 정부의 요인들과 접촉했던 일과 또, 한양대학교 측의 결단 등의 이야기를 지난해 펴낸 회고록 "찬란한 새벽은 밤이 만든다"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215~236페이지)'편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LA는 4.29 폭동의 아픔이 있었고, 한국은 IMF의 시련이 있었을 때, 다저스 박찬호의 맹활약은 한국과 미주한인의 삶의 청량제와도 같았다. 빅리그 통산 124승의 전설, 박찬호의 후원회장까지 맡았었으니, 석류장 한 켠에 크게 자리매김했을 법도 하다.
재미한인치과협회 회장, LA민주평통 회장,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 이사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 봉사를 통해 모국과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한 이 회장은 "앞으로도 한국과 한인 커뮤니티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며 "이제는 이민 2세, 3세들이 더 큰 활약을 할 수 있도록 올드타이머들이 지원해야 하고, 힘 닿는 한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올드타이머 잔치는 홈쇼핑월드의 릭김 대표가 맛깔난 진행으로 분위기를 이끌었으며, 조만철 정신과 박사의 트럼펫 연주, 한미은행 김재항 전무의 오르간 연주가 참석자들의 흥을 돋궜다.
김문호 기자
이영송 회장 학력 및 경력: 1969년 서울대 치대 졸업. 1974년 연세대 치대 전문의 과정 수료. 1975년 도미. 1978년 USC 치대 졸업. 1979년 이스트LA 위티어에 치과병원 개업. 1981년 USC 치대 임상 조교수. 1984년 LA라이온스클럽 회장. 1989년 LA한인상의 회장, 1989년 재미한인치과협회 회장, 1997년 LA민주평통 회장, 2017년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 이사장.
국민훈장 석류장: 대한민국 정부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학술 분야에 공적을 세워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한다. 1등급 무궁화장부터 모란장, 동백장, 목련장, 석류장으로 나뉜다.